서왕진 혁신당 새 원내대표 선출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주인 잃은 대통령실…짐싸는 직원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한 달여가 지나면서 대통령실도 정리가 되어가는 분위기라고?
-국정 총책임자의 부재로 일이 많이 줄어든 부서가 많고, 아예 업무 자체가 사라진 부서도 있다고 해. 그래서 부서별로 인원이 이미 많이 빠진 곳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씩은 인원 정리가 된 상황이라고. 이런 가운데 정부 부처 등에서 파견돼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이른바 '늘공'들은 소속 기관별로 정해진 복귀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야. 그렇다 보니 업무가 줄어도 기존처럼 출근하면서 사실상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해. 그래도 어쨌든 직업 공무원들은 돌아갈 곳이 분명하기 때문에 당장 거취를 두고 골머리 썩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아.
-반면 여의도나 기업 등 다양한 출신의 별정직 공무원인 '어공'들은 각자 심사가 복잡한 듯해. 여의도 출신들은 '친정'이 확실하다 보니 대선 정국과 맞물려 다시 당으로 돌아가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 대통령실을 끝까지 지키면서 다음 정권에 인수인계하기 위해 남은 사람들도 있고. 그런데 기업 출신을 비롯해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은 직원들은 아주 난감한 상황이야. 보통은 대통령실 근무 경력이 다음 행선지를 정할 때 든든한 '스펙'이 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돼 당장 옮길 자리를 구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당장은 일이 많든 적든 출근을 할 수 있고 급여도 받지만 한 달 뒤면 대부분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입장이니 근심이 쌓일 수밖에 없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어도 제 역할을 해야 하는 조직들은 여전히 정상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외교·안보 분야가 대표적이지. 일례로 국가안보실은 지난 8일에도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인성환 2차장 주재로 참모본부 등 관계기관과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어.
-이렇게 조직은 상황에 맞춰 유지되고 있지만 윤 전 대통령 흔적은 점점 지워지는 모습이야. 파면 당일에는 대통령실 청사에 설치된 봉황기를 내리고 청사 내부에서 각종 대통령 일정 사진 등을 표출하던 대형 스크린도 꺼졌어. 대통령실 홈페이지도 '홈페이지 서비스 점검 중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운영을 중단했고, 이후 20여일 만인 지난달 말 다시 오픈했는데 대통령 소개와 각종 사진, 발언을 비롯해 국정과제, 보도자료 등 메뉴가 모두 사라졌고 윤 전 대통령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어.

◆"곰에게 물려도 살아남는다"…이재명이 꺼낸 레버넌트 생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인생 작품 얘기를 꺼냈다던데?
-맞아. 지난 7일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윤제균 감독과 김은숙 작가, 박해영 작가 등 쟁쟁한 창작자들이 모인 간담회 자리에서야. 강유정 의원이 "정치인이 되는 데 영향을 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제가 사는 게 영화 같아서요"라며 두 편의 작품을 꺼냈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와 영화 '레버넌트'.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선 "보다가 정말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주인공 애순이의 삶이 세상을 떠난 여동생과 겹쳤다고 해. 이 후보는 "사실 제 여동생이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화장실에서 새벽에 죽었는데 어릴 때 이름이 애자였다"며 "작가가 일부러 이름을 애순이라고 지었을까"라고 물어보기도 했지. "애순이의 삶이라는 게 대한민국 대부분 서민의 애틋한 삶"이라는 말도 곁들였어.

-영화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소개했지. 곰에게 물리고,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생매장까지 당했다가 끝끝내 살아남는 사냥꾼 이야기야. 목에 난 구멍에 화약을 지져 봉합하고, 죽은 말 뱃속에 들어가 혹한을 버티고, 배신자 피츠제럴드를 추적하는 휴 글래스의 분투기를 그렸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인생 연기를 펼쳤던 바로 그 영화.
-이 후보는 "어려울 때 그 영화 보면서 살아남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어. 그냥 하는 말 같지만, 체포동의안 가결, 구속영장 기각, 가덕도 피습, 공직선거법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등 이 후보에게 생긴 일련의 사태를 짚어보면 이해가 되기도 해. 한겨울 얼음 밭을 기어 온 셈이랄까.
-이 영화로 디카프리오가 오랜 기다림 끝에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도 상징적일 수 있지. 이 후보가 "그런 문학 작품이나 영화가 삶에도 많이 도움을 준 것 같다"고 했는데 괜히 나온 말은 아닐 듯해. 비유적으로 곰에도 물리고, 산 채로 묻혀도 다시 나와 끝까지 기어서라도 간다는 게 이 후보가 보여주고 싶은 레버넌트 식 정치 생존기 아닐까.

◆혁신당 새 원내대표 선출…'공석' 최고위원은 다시 뽑는다
-조국혁신당 지도부에 변화가 생겼다면서?
-응. 지난 8일 새 원내대표 뽑는 투표가 있었어. 기존 원내대표였던 황운하 의원과 서왕진 의원의 맞대결이었지. 지난 8일 오전에 투표가 진행됐고 그 결과 서 의원이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됐어.
-서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개혁을 강조했어. 권력기관 개혁과 제3 교섭단체 실현을 추진하고 다른 정당들과도 협력하겠다고 밝혔지. 또, 원내 결집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했어. 아무래도 혁신당이 의원이 12명밖에 안 되다 보니까, 똘똘 뭉치는 게 중요하잖아. 그래서 원내 조직력 강화가 핵심 과제라고 짚은 거지. 그는 원내 의원단 간 소통을 강화해 원내 역할을 높이겠다고 강조했어.

-득표율과 투표율은 공개됐어?
-아니, 그건 비공개로 하기로 했대. 윤재관 혁신당 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 결과 전체에 대해선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며 "당의 규정은 과반수 득표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어.
-서 원내대표는 원래 선출직 최고위원이었잖아. 조국 전 혁신당 대표의 궐위로 생긴 공백을 서 의원이 채웠는데, 이번에 원내대표로 뽑히면서 5개월 만에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게 됐지.
-혁신당은 새 최고위원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네?
-응. 전당대회를 다시 열기엔 현실적으로 부담스럽잖아. 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당무위원회에서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 현재 황명필 최고위원(선출직)과 이해민 의원(지명직)이 활동 중이야. 새로 뽑힐 최고위원이 누가 될지 벌써 궁금하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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