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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 김문수 '강공' 지도부…'단일화' 내홍에 제 살 깎기
김문수-지도부 간 갈등 국면 지속 가능성
한덕수 비판 여론도…"단일화 막장 드라마"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의 한 카페에서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의 한 카페에서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대선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김문수 대선 후보와 지도부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는 등 내홍이 심상치 않다. 막말 수준의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거친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 후보도 지도부에 기대는 인상을 주면서 반감을 사고 있다. 어려운 대선 지형에 선 보수당이 스스로 표심을 깎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와 한 후보의 2차 단일화 회담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난 두 후보는 완전히 다른 시각을 드러내며 단일화에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 후보는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하겠다는 말을 22번이나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약속을 이행하라는 취지로 압박했고, 김 후보는 경선이 끝난 뒤 당원이 아닌 후보가 입당하지 않은 채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당원과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두 후보 간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두 후보가 만나기 전 김 후보와 지도부가 강하게 충돌했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이날 지도부가 당 주도 단일화 과정 중 하나로 여론조사를 강행하기로 한 데 대해 "단일화란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자,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려 한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며 받아쳤다.

김 후보와 지도부 간 갈등 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 지도부는 이날부터 이틀간 당원들을 대상으로 김 후보와 한 후보에 대한 선호도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강공인 셈이다. 끝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고, 한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결과가 나온다면 당은 늦어도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전국위원회를 열어 후보 교체를 의결할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 측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반발하며 전국위·전당대회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김문수 당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배정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김문수 당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배정한 기자

김 후보와 지도부, 한 후보는 원칙적으로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하지 않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연대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은 같다. 핵심 쟁점은 단일화 시기다. 지도부와 한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에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 후보는 '초보 정치인' 한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일주일간 각자 선거운동을 한 이후 15~16일 여론조사를 해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한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김 후보를 향한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 수위는 갈수록 커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김 후보가 지도부의 압박을 두고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해당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껏 보여온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와 지도부가 충돌하는 초유의 일이 노출되면서 단일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이 자중지란에 빠지는 모습에 희망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경선 경쟁을 벌이지 않은 그가 마치 특혜를 바란다는 식의 지적이 온라인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무소속인 한 후보가 단일화 문제를 국민의힘에 일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있다. 김 후보도 2차 회동에서 "그러면 한 후보는 왜 지금 늦게 나타나서 국민의힘 경선 다 거치고 돈도 다 낸 사람에게 난데없이 11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라고 하나"라고 꼬집었다. 불공정에 대한 인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 사태는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룬다더라도 결론적으로 표 획득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의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집권당의 정당민주주의가 완전히 망가졌다는 꼴을 보였고 대선 경선을 사실상 2부리그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은 단일화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단일화의 막장 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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