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행 시 선거 비용 홀로 부담해야
韓, 단일화 불발 시 '김문수 지원' 내비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11일 전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후보는 경선 과정을 거친 당의 최종 후보라는 정당성을 내세우며 버티기에 돌입한 형국이다.
다만 한 후보는 후보 등록일인 11일 전까지 단일화가 불발된다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기보단 김 후보를 돕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 후보가 '선거 비용' 등 현실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 야외 테이블에서 김 후보와 2차 단일화 담판을 가졌다. 먼저 한 후보는 "김 후보께서 4월 19일부터 5월 16일까지 18일 동안 22번이나 단일화를 하겠다고 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먼저 단일화를 약속한 건 김 후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김 후보는 "한 후보께서 출마를 결심했다면 국민의힘에 입당하시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며 "그런데 왜 안 들어오시고 밖에 계신가"라고 꼬집었다. 또 "저는 당 경선 과정을 거쳐서 여기 와 있지 않겠나"라며 "한 후보는 어디서 오셔가지고 저보고 빨리 단일화하자, 당신이 책임이 있다고 하시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한 후보는 "22번이나 (단일화를) 하시겠다고 하는데 왜 또 일주일을 연기하나"라고 맞섰다. 김 후보는 "그러면 한 후보께서는 왜 지금 늦게 나타나서 국민의힘 경선 다 거치고 돈도 다 낸 사람에게 난데없이 나타나서 11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라고 하느냐"라고 받아쳤다. 결국 두 후보 간 주장이 되풀이되면서 회동은 1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이번 회동 결렬은 예견된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한 후보와 만나기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 주 14일 방송토론, 15~16일 여론조사를 해 단일화하자"라고 밝혔다. 한 후보의 '11일 전 단일화'를 '다음 주 단일화'로 역제안한 것이다.

이에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단일화하지 말자는 이야기"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김 후보 측이 제기하는 그런 일정이 왜 오늘은 안 되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궁색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두 후보 간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여기에 당 지도부까지 회동 직전 김 후보의 '다음 주 단일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뤄질 수 없는 허구의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그렇지 않아도 '당 지도부가 나를 내치고 한덕수를 세우려 한다'는 의심을 품고 있는 김 후보를 자극한 셈이었다.
2차 회동마저 결렬되면서 한 후보에게 남은 시간은 단 사흘이 됐다. 앞서 한 후보는 후보 등록일인 11일 전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럴 경우 한 후보에게는 중도 하차와 무소속 등록 강행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이게 된다.
다만 한 후보는 김 후보를 돕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비치며 중도 하차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회동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가 어느 쪽으로 되든 저는 김 후보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헌연대가 힘을 합치도록 노력하겠다"며 우회 지원도 암시했다.
일각에서는 한 후보의 이같은 발언이 현실 정치의 벽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모든 선거 비용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기탁금만 3억원에 사무소 대여비, 인건비, 유세 차량 대여비, 현수막 등 홍보물 제작비 등을 책임져야 한다. 이렇게만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이 필요하다.
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등록한 뒤,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승리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다. 이럴 경우 국민의힘 '기호 2번'은 사용할 수 없게 되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후보가 없는 상황인 만큼 당 차원의 조직적 지원도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선거 운동 비용이 복잡해진다. 국민의힘은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선거 운동 비용을 쓸 수 없을 뿐 아니라, 쓴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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