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단일화 미는 이유? "당권 유지 위해 가장 '만만한' 상대"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이 띄웠던 단일화의 주인공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사퇴했다. 국민의힘이 연일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거론하며 '대선 희망론'을 띄웠던 만큼 정치권의 시선이 모이지만, 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구원투수'식 외부 인재 영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맞선다는 '반명(反明) 빅텐트' 명목으로 한 대행의 출마를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일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국민의힘은 발 빠르게 단일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는 3일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것을 고려할 때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협상은 조금 늦춰질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과 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지도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재명을 이기기 위해서, 이재명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국민 여론"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인물을 데려오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내에서 인물을 발굴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단일화를 반대하지 않지만 시기의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달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원도 아니고,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은 사람과의 단일화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당의 경선에서 힘을 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용병'을 영입해 당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외부 영입 인사로 국민의힘 1호 당원이 됐다. 한동훈 전 대표도 윤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내며 당내 입지를 넓혀갔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도 지난 2016년 조기 대선에서 '대망론'이 나오며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당 지도부가 외부 인사인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의도를 두고 당권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을 비호해온 대표적인 친윤계 지도부가 자신들과 반대 입장을 가진 후보가 당내 권력을 차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당권을 쥐고 있는 세력은 '탄핵 찬성'을 외쳤던 한 후보의 대선 선전이나 승리를 가장 두려워할 것"이라며 "가장 '만만한' 외부 인사인 한 대행을 대선 후보로 띄어 당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권 카르텔을 쥐고 있는 영남 지역 의원들끼리 똘똘 뭉쳐있다"며 "이들은 유승민·안철수·한동훈 등 개혁 세력이 들어오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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