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반응 종합 고려"…후보들에 부정 영향 가능성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맞서 후보자 간 분열을 최소화하고자 경선 과정에 여러 예능적 요소를 도입했다. 이는 흥행 성공은 커녕 자당 후보자들이 이 후보 뒤에 가려지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23일 국민의에 따르면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4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계획됐던 토론회에서 '주먹이 운다' 코너를 일부 수정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장갑을 끼고 링에 올라가는 등 코너의 구체적인 내용이 수정됐다"며 "후보자를 지목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여론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초 2005년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자유선언! 주먹이 운다' 형식을 차용한 해당 코너는 권투 장갑을 끼고 링에 올라가 상대방을 불러내 1대1 매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단순히 상대방을 지목하는 형식으로 바뀐 것이다.
예능적 요소가 오히려 경선 본래의 목적을 퇴색시켰다며 지난 주말 1차 경선 토론회 이후 제기된 지적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지난 20일 진행한 국민의힘 경선 예비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예능적 요소를 위해 밸런스 게임과 MBTI 소개 등이 진행됐지만 일부 후보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답변을 거부하는가 하면 '검사사칭범(이 후보)'과 '입시비리범(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을 놓고 비교하기도 했다.
후보자들의 토론회에서도 정책적인 능력 검증보다 '억지 재미'를 추구하는 모습도 있었다. 홍 후보는 한동훈 후보에게 '가발'과 '보정속옷'을 언급하며 질문을 던졌고, 한 후보는 "유치하다"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재밌으라고 한 질문"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후보들의 정책적 능력을 평가하려는 본래의 목적을 흐리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反)이재명 정서를 토대로 당 차원에서 후보자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였지만 후보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미쳤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선 초반부터 '통합'과 '협력'을 강조했다.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8일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22일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비판을 두고 '재미 요소'라고 일축했고, 지도부 핵심 관계자도 "오히려 경선 흥행 요소가 될 수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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