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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없이 지지층 북돋은 尹…'상왕 정치' 우려도
파면 뒤 두차례 메시지, 지지층에만 감사·사과·격려
민주당 "마치 상왕처럼…최소한의 책임감·염치도 없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가 삼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가 삼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두 차례 메시지를 내놨지만 승복이나 사과는 없이 지지층을 격려하는 내용이었다.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중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상왕 정치'라며 공격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뒤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놨고, 6일에는 지지층인 국민변호인단을 향한 메시지를 공개했다.

파면 당일에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과의 대상을 '지지·응원해주는 여러분'으로 한정한 모양새다.

이틀 뒤에는 국민변호인단에 청계광장 출정식과 노숙, 단식, 삭발 등 그간 지지층의 탄핵 반대 움직임을 언급하며 감사와 사과의 뜻을 함께 전했다. 아울러 청년들을 향해서는 "좌절하지 말고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십시오"라며 "저는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두 번의 메시지에서 대국민 사과는 없었던 셈이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의례적인 승복의 메시지도 없었다. 오히려 지속적인 행동을 독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3월 8일 오후 5시 4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3월 8일 오후 5시 4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에 관저 정치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퇴임 뒤 현실 정치에서 한 발 떨어져 원로로서 조언하는 역할을 맡았던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조기 대선에 돌입한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감안하면 여당이 그와 철저히 '손절'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관저에서 여당 의원들을 잇따라 만났다. 선고 당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튿날인 5일에는 나경원 의원을 만나 "어려운 시기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도 6일 윤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이 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6일 서면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은)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도, 국가적 퇴행을 불러일으킨 불법 계엄에 대한 사과도 없이 관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선 승리를 운운하고, 탄핵 반대 선봉장이었던 나경원 의원을 만나 '수고했다'며 마치 상왕처럼 노고를 치하했다고 한다"며 "국민의힘은 '극우의 힘'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상왕 윤석열과 결별하라"고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은 승복도 사죄도 없이 극우 선동 메시지를 두 번이나 내며 아직도 대통령인 양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최소한의 책임감과 양심도 염치도 찾아볼 수 없다"고 일갈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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