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조태열 공수처에 고발돼…수사해야"
[더팩트 | 김정수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31일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과 관련한 전날 외교부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심 총장 자녀가 '석사학위 취득 예정자'임에도 채용 전형에 응시할 수 있었던 건 채용 진행 시기(1~2월 초)와 2월 말 학위 취득자들을 감안한 조치였다는 외교부 해명에 대해 "매뉴얼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 국민권익위원회가 2023년 3월 공무직 채용의 공정성을 위해 채용절차법 등 채용 관련 법령에 근거해 전부처에 시달한 '행정기관 비공무원 공정채용 표준 기준 업무 매뉴얼'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공고된 내용을 별도의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고된 사항과 다르게 채용전형을 시행하는 것은 채용 비리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외교부가 그간 응시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관행적으로 응시 자격 요건을 충적한 것으로 인정했다고 자백했다"며 "추가적으로 밝힌 8건도 채용법상 규정한 정당한 절차로 이뤄졌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또 채용 자격 요건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경제 관련 학사학위 이상 우대·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로 조정한 건 사례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외교부 해명도 매뉴얼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외교부 해명대로 응시자 수를 늘리기 위해 자격 요건을 변경했다면 심 총장 자녀 전공인 '국제정치 분야 석사'로 제한할 게 아니라 최초 공고 당시 응시 자격이었던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도 포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한 사유로 채용 내용을 변경할 경우 변경하고자 하는 내용을 심의 기구 등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공고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이 또한 '행정기관 비공무원 공정채용 표준 기준 업무 매뉴얼'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또 심 총장 자녀의 경력이 자격 요건 24개월을 채우지 못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들은 "관련 매뉴얼에 따르면 금전적 보상을 받은 경우에만 경력 사항을 기재하도록 돼 있고, 채용 기관은 4대 보험 기관 가입 이력과 소득금액증명원을 통해 이를 검증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그러나 심 총장 자녀는 채용 관련 법령상 '경험'을 '경력'으로 제출했고 외교부가 이를 인정해 외교부 본부에 합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외교부는 조속히 채용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당한 국회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라"며 "최근 시민단체에서 심 총장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고발한 것으로 안다.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24일 국회 외통위 등에 따르면 심 총장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심 총장 자녀는 지난해 1월부터 국립외교원에서 8개월 3일간 근무,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라는 요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지난 2월 외교부 연구원 나급 공무직 전형에 최종합격했다.
이에 심 총장은 지난 25일 대검찰청을 통해 자녀가 대학원 연구보조원, 유엔(UN) 산하기구 인턴 등 모든 경력을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도 심 총장 자녀의 경력을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 의혹은 외교부가 지난 1월 3일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채용 공고 관련이다. 해당 공고는 약 한 달 뒤인 지난 2월 5일 자격 요건을 '국제 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심 총장 자녀가 여기에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현재 그는 신원조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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