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정치
'탄핵 9패' 압박 속 천막당사…민주당 강공 통할까
尹 선고 지연 속 여론전 집중
지지층 결집과 메시지 확산 의도
실효성 의문 속 전략 지속 여부도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광장에 천막당사를 차리고 장외여론전에 나섰다.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이 대표. 왼쪽부터 한준호 최고위원, 송순호 최고위원, 이언주 최고위원, 김민석 최고위원, 이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 김병주 최고위원, 홍성국 최고위원. /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광장에 천막당사를 차리고 장외여론전에 나섰다.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는 이 대표. 왼쪽부터 한준호 최고위원, 송순호 최고위원, 이언주 최고위원, 김민석 최고위원, 이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 김병주 최고위원, 홍성국 최고위원.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광화문광장에 천막당사를 차리고 장외여론전에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거듭 늦추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안까지 기각되며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슈의 흐름을 장외로 돌리기 위한 수단이자 당 내부 결속과 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24일 광화문광장 북측에 설치된 천막당사에서 현판식을 열고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의 헌재 탄핵 결정이 나올 때까지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와 원내대책회의를 연다는 계획으로 이곳을 일종의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가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할 때까지 광화문 천막당사를 투쟁의 거점으로 삼아 국민과 함께 내란종식을 위해 싸우겠다"며 "국민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도 이곳을 찾아 "결정이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명백하게 고의로 헌법기관 구성이라는 헌법상의 의무를 어긴 행위에 대해 '탄핵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판결을 우리 국민께서 과연 납득할지 모르겠다"고 한 총리에 대한 탄핵 기각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천막당사'라는 다소 극단적 수단을 택한 배경에는 정국을 둘러싼 민주당의 전략적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천막당사'라는 다소 극단적 수단을 택한 배경에는 정국을 둘러싼 민주당의 전략적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천막당사'라는 다소 극단적 수단을 택한 배경에는 정국을 둘러싼 민주당의 전략적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지 100일이 넘었지만 선고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고, 급기야 한 총리의 탄핵안까지 이날 기각되며 정국을 강하게 끌고 갈 동력을 상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당장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 추진해 헌재에 접수된 탄핵소추 13건 중 9건이 기각됐다며 '9패'로 민주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안이 정략적 탄핵안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속출하고 있어 광화문이라는 상징적 투쟁 공간에 당사를 차리는 방식으로 여론의 집중도를 높이는 동시에 강경한 기조를 유지해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광장에서의 직접적 목소리를 통해 헌재를 겨냥하고 지지층 사이의 불안을 잠재우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막바지니까 여론전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며 "별다른 방법이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당 한 관계자도 "국회 안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겠나"라며 "장외집회로 지지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언론의 점유율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안팎에선 천막당사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 들고 있다. 당장은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중도층에는 피로감을 줄 수 있을뿐더러 지지층에게도 오히려 헌재 판결을 둘러싼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정한 기자
다만 당 안팎에선 천막당사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 들고 있다. 당장은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중도층에는 피로감을 줄 수 있을뿐더러 지지층에게도 오히려 헌재 판결을 둘러싼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정한 기자

다만 당 안팎에선 천막당사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 들고 있다. 당장은 주목도를 높일 수 있지만 중도층에는 피로감을 줄 수 있을뿐더러 지지층에게도 오히려 헌재 판결을 둘러싼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조급함을 넘어 불안감으로 비칠 수 있다. 지지층에게는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이 아니라 기각으로 간다는 신호를 줄 수도 있다"며 "헌재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도 못하고, 명분 없이 나가는 건 정무적 판단의 부재를 드러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26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항소심 선고 결과에 따라 장외투쟁 동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심과 마찬가지로 당선무효형이 유지된다면 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여론전의 집중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장외투쟁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메시지의 설득력에는 일정한 제약이 따를 수도 있다.

sejungki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 ※ 이 기사는 ZUM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댓글 1개  보러가기 >
인기기사
· 안철수 1367억·박덕흠 535억·이재명 30억…의원 평균 26.6억
· 문형배 대행 재산 15억...헌재 고위공직자 평균은 23억
· '스모킹건'서 조작증거로…이재명 울고 웃긴 사진 한 장
· [르포] 광화문 천막당사 세운 野…외국인에겐 '낯선 광경'
· 이재명 기사회생에…동력 잃은 與 '이재명 때리기'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