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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조국 반대' 삭발했던 이언주, 文과 만나다
야권 '잠룡' 3인방, 설 연휴 빠쁜 움직임
혁신당, '검찰 개혁 입법' 뒷전 민주 저격


이재명 대표와 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났다.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지도부가 사진을 찍고 있다. /민주당 제공
이재명 대표와 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났다.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지도부가 사진을 찍고 있다. /민주당 제공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평산마을 찾은 '文 저격수'?…"흐린눈하자" "멘탈 강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설 연휴를 맞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

-맞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전현희·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등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에 찾았더라고.

-최근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지사에 이어 김경수 전 경남지사까지 이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잇달아 내고 있잖아.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의 적자로도 불리는 김 전 지사까지 "일극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 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며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으니. 이런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니 큰 주목을 받았지.

-문 전 대통령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라는 덕담으로 사저를 찾은 지도부를 반갑게 맞이했어.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더라고.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두 사람의 만남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언주 최고위원이야.

과거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오던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만났다. 사진은 이 의원이 2019년 9월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을 촉구하는 모습. /더팩트 DB
과거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오던 이언주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만났다. 사진은 이 의원이 2019년 9월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을 촉구하는 모습. /더팩트 DB

-과거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오던 사람이잖아. 한때 '문재인 저격수'라는 별명까지 붙었으니 말이야.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해 달라며 정권을 바꿨더니 결국은 더 나쁜 도둑이 들어온 격", "최순실보다 못하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었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땐 삭발까지 했지. 친정 민주당으로 복당하려 할 때도 과거 이런 발언 때문에 반대한 이들도 다수 있던 것으로 전해져.

-이날 문 전 대통령과 이 최고위원은 악수를 하긴 하더라고. 이 최고위원도 웃는 표정으로 보이긴 했어. 문 전 대통령의 맞은편엔 이 대표가 앉았고, 그 옆에 이 최고위원이 배석했더라. 이 최고위원의 맞은편에는 김정숙 여사가 앉았어.

-문 전 대통령과 이 최고위원이 마주 보는 장면에 흥미롭다는 반응이 주인 것 같아. 민주당 지지층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언주 평산마을 입갤'이라는 글이 올라왔더라. 해당 게시글엔 말을 아끼는 댓글이 달렸더라고. "걍 흐린눈해"(그냥 못 본 척하자) 등의 반응도 있었어.

-지지층 입장에선 당내 갈등이 촉발되는 것이 부담스럽고, 또 이 최고위원이 친명계로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과거는 일단 묻어두자는 뜻이겠지. 반면 이 최고위원의 강한 정신력을 칭찬하는 사람도 있더라.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말이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 속 조기 대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3金(김부겸·김동연·김경수)'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더팩트 DB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 속 조기 대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3金(김부겸·김동연·김경수)'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더팩트 DB

◆김경수 '쓴소리'·김부겸 '먹방'·김동연 '유튜브

-지난 설 연휴 동안 야권 잠룡 '3金(김부겸·김동연·김경수)'의 움직임은 굉장히 바빴다고 하던데.

-이번 설 연휴가 역대급으로 길었던 만큼 이들의 행보는 다양했어. 친문과 친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29일 '이재명의 민주당'을 향해 '일극 체제', '정당 사유화'라고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어.

-그는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문화가 우리가 저들(국민의힘)과 다름을 증명하는 길이다. 2022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은 만큼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게 해야 하고, 우리만 옳다고 여기고 오만하진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친명 일색인 당내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홍어 먹방(먹는 방송)'에 나섰다고.

-김 전 총리는 지난달 26일 방영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해 전남 나주에서 홍어를 먹는 모습을 보여줬어.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떠올리며 처음 홍어를 먹는 법을 배웠던 순간을 기억하기도. 이에 허영만 씨도 "잘 드신다"고 감탄했어.

지난달 26일 방영된 TV조선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한 김부겸 전 총리는
지난달 26일 방영된 TV조선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한 김부겸 전 총리는 "잠룡이 아닌 잡룡"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임영무 기자

-김 전 총리, 이 자리에서 자신을 '잠룡'이 아닌 '잡룡'으로 표현했는데, 그러면서도 "잠룡이라는 건 과분한 얘기다. 쓰임새가 있다는 뜻"이라며 조기 대선 가능성을 앞두고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어. 지난달 28일 한 유튜브에서는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부분에 제가 할 역할이 있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재차 드러내기도.

-또 다른 잠룡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유튜브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고.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이 대표 2심 선고에서 당선 무효형이 나온다면 상당히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어. 이 대표보다 자신이 나은 점으로 국민과의 공감능력, 경제전문가, 비전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머리를 꼽더라.

-자신의 지지율이 1%대에 머무른 것을 두고는 "야구 플레이오프에서 1등을 하는 팀이 우승하는 거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조기 대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도 점점 빨라지면서 이 대표에 가려져 있던 야권주자들의 시간이 올지 주목돼.

황운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황운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검찰개혁에 관한 우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남윤호 기자

◆"성찰 필요" "檢 개혁 소극적"...민주당 저격 나선 혁신당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을 제대로 저격했다며?

-맞아. 황운하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표가 검찰개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검찰 개혁에 실패했지만 지금도 '중도층 마이너스 요인' '민생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당론 채택을 보류하고 입법 추진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며 "검찰개혁에 관한 우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지.

-혁신당이 지난해 8월 발의한 검찰개혁 4법(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수사절차법 제정안·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행안위와 법사위에 계류 중이야. 혁신당은 비교섭단체이기에 원내 1당인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 지난해부터 입법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민주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서왕진 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서왕진 혁신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윤석열 내란 세력에 대한 압도적인 반대와 탄핵 여론에도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대해 마음을 주지 못하는 국민의 고뇌를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배정한 기자

-검찰개혁을 두고 진보 진영 내 갈등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이네. 황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서왕진 최고위원도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며?

-맞아. 서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이중 성찰이 필요하다"고 직격했어. 그러면서 민주당 위기의 핵심은 당과 주요 리더십의 신뢰 위기라고 주장했지. 민주당만이 아닌 다양한 정치세력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어.

-거대 양당의 기싸움에 지겨움을 느낀 사람들은 혁신당의 비판에 대해 "속 시원하다"는 반응도 보이더라고. 지난해 10월 재보궐 선거 당시 민주당과 혁신당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있었던 거 기억하지?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진보 진영의 신경전은 지속될 전망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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