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가능성에 여권 잠룡 움직임 활발
'2017 대권 경쟁' 홍준표·유승민 현안 목소리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헌법재판소(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심리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 탄핵과 당내 현안에 관해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헌재의 선고 시기와 탄핵 인용 여부 등 큰 변수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범여권 대권 잠룡 몇몇은 시선을 '중앙'에 두는 듯하다.
치권의 셈법이 분주하게 됐다. 국회 탄핵소추인단의 신청이 인용될 경우 이르면 4월 말에서 늦어도 5월 초에는 차기 대선이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궐위 또는 자격을 상실한 때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헌법은 규정하고 있다. 범야권은 뚜렷한 대선주자가 있어 범여권보다 나은 상황이다.
여권에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올린 글에서 벌써부터 "민주당이 문재인 정권 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패전처리 투수였다고 흠집내기를 시작했다"라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출마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지난 14일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꼭 대통령이 돼 홍 시장이 운영하시는 대한민국에서 꼭 살아보고 싶다'는 글에 "고맙습니다"라고 답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서도 단순히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이라는 견해와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대권에 마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동시에 나왔다.
홍 시장의 대권 경쟁력은 어느 정도 확인됐다. 2017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에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에 졌지만 24.0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일명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보수 지지자의 결집일 수도 있겠지만 높은 인지도와 거침없는 언변으로 주목받았다. 대선 패배 두 달 뒤 당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따뜻한 보수' 유승민 전 의원 역시 당에 향해 쓴소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그는 당에 대한 비판에 거침이 없다. 지난 18일 SBS라디오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중진들 중 비대위원장을 앉히면 당이 진짜 속된 말로 골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당이 극우 정당화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수 정체성을 우려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그의 인식은 명확하다. 내란이라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은 12·3 비상계엄 당일 SNS에 "명백한 반헌법적 폭거"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국회는 탄핵소추와 직무정지를,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을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고도의 통치행위였다는 취지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19대 대선 때 바른정당 후보로 대권에 도전했지만 낙선하고 말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악전고투했으나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배신자' 프레임 탓에 보수층으로부터 외면받았다. 이런 주홍글씨는 2022년 대선 최종 경선과 2022년 지방선거 경기지사 최종 경선 탈락의 악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번 탄핵 국면에서 여론은 유 전 의원에 대해 우호적이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한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응답률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결과, 유 전 의원이 16.6%를 기록했다. 이어 △한동훈 전 대표(11.4%) △홍 시장(10.1%) △오세훈 서울시장(8.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6.6%) 차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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