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국정 배제·총리와 공동운영" 발표에 위헌 지적 쏟아져
尹 명분없는 비상계엄→韓 근거없는 권력이양…잇따른 실정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와 공동 국정운영이라는 대안을 내놨지만 위헌·위법 지적에 명분을 잃은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연이어 무리수를 던지며 스스로의 입지를 깎아먹는 꼴이 됐다.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다음날(8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공동담화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조기 퇴진을 제시하며 "대통령의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기겠다.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시적 소통을 통해서 경제, 외교, 국방 등 시급한 국정현안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서 한치의 국정공백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들끓는 탄핵 민심을 달래는 동시에 탄핵에 따른 보수 진영 궤멸을 우려하는 당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방식은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위헌·위법적인 행위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제왕적 대통령제로 잘 알려진 국가다. 그만큼 대통령의 권한이 강하다는 의미로, 이런 통치 체제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개헌을 통해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수차례 있었을 정도다.
대한민국 헌법 제66조는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대통령은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제86조에 따르면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한 대표와 한 총리는 이렇게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외교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해야 하는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배제한 채 여당 대표와 정부를 통솔하겠다고 공언했다.
더욱이 윤 대통령은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며 대통령의 권한인 장관 임면권을 행사했다. 국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약속마저 어긴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구상을 '2차 내란 행위'로 규정하며 탄핵만이 유일한 수습책이라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의 권한이 유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2선 후퇴를 시키고, 권한을 총리와 여당 대표가 나눠 행사하겠다는 해괴망측한 공식 발표를 어떻게 할 수 있나"며 "윤석열의 배후 조종으로 아무런 헌법적·법적 근거 없이 총리와 여당 대표가 국정을 맡겠다는 건 숨어서 내란 공모 세력을 내세워 내란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얼굴 바꾼 2차 내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률가이기도 하고 공당의 대표인 한 대표, 그리고 국정 경험이 전무한 것도 아닌 총리, 이 두 사람이 어떻게 해괴한 일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며 "일반 국민 시각에서 보면 '네가 뭔데'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나. 한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국정을 총리와 의논해 정하겠다는 건가. 공산당 인민위원장쯤 된 줄 아는가"라고 직격했다.
결국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잇따라 자충수를 둔 꼴이다. 윤 대통령은 명분 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야당 내에서도 주저하던 탄핵의 명분을 스스로 제공했고, 한 대표는 탄핵을 방어하려다 '법도 모르는 검사 출신 여당 대표'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됐다.
다만 한 대표는 이같은 비판에 "총리가 국정 운영을 직접 챙긴다는 거다. 비상시국에서 당이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총리와 협의하겠다는 의미"라며 "당대표가 국정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런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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