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표결 무산, 국힘 이탈표 단속 성공
尹, 모든 선택권 여당에 넘겨…국민 신뢰도 바닥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일단 탄핵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미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의 신뢰가 바닥까지 추락한 데다 향후 모든 선택권을 여당에 넘겼기에 사실상 1인자로서 입지는 상실한 모습이다.
국회는 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부분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했고, 결국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9시 30분쯤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직무정지와 탄핵심판이라는 급한 불은 껐다. 여당 내부에서도 탄핵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 있었지만 결국 정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명분에 힘이 실리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거치면서 탄핵 시도를 무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탄핵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민주당은 앞으로 가결될 때까지 탄핵소추안을 반복적으로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에 대해 극도로 악화된 여론 속에서 여당이 끝까지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윤 대통령은 향후 정국 변화와 관계없이 사실상 1인자로서 입지를 잃은 모습이다. 당장 탄핵을 피하기 위해 대국민담화를 통해 향후 대처 등 모든 선택지를 당에 넘겼고,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반발로 여론은 바닥을 뚫을 정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오전 대국민담회에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 제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비상계엄 대처와 탄핵 표결을 두고 여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윤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2선 후퇴와 책임총리제 전환, 임기 단축 개헌 등도 거론됐다. 향후 변화되는 상황과 여론에 따라 여당 차원에서 하야 또는 탄핵을 요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6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12월 1주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6%로, 4주 전 17%보다 1%포인트 낮은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특히 조사 기간이 3~5일이었는데 이 중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4~5일 조사분에서는 긍정률이 13%로 더 낮았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가 19%로 가장 많이 꼽혔고, 비상계엄이 16%로 뒤를 이었다. 조사 기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비상계엄이 가장 주목되는 사안이었다는 분석이다.
또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4일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응답은 69.5%였고,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3.6%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검찰은 6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출국금지에 이어 박세현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한 특별수사본부를 출범했다. 역대 최대 규모 특수본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상 예상 기관만 해도 대통령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군방첩사령부, 행정안전부 등 전방위에 걸쳐있다.
경찰도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단에 120여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 수사에 나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수사4부(차정현 부장검사)에 사건을 배당하고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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