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여야 간 갈등 매우 심각…예의 지켜야"
감사원장·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 탄핵안 보고
[더팩트ㅣ국회=김시형·서다빈 기자]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감액 예산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자 특활비를 감액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합의 없는 예산 폭주"라고 반발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을 두고 "그동안 철저히 무시당한 국회예산심의권을 바로잡고자 지금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마치 재해와 재난에 대응할 수 없도록 삭감했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재난 대비를 위해 일종의 외상비로 1.5조원의 재해대책비가 추가로 편성돼 있고 그것으로 충분히 재해대책비를 지출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활비 감액을 놓고는 "지출 증빙되는 특경비를 제외하고 1조1000억원이 아무런 지출 증빙 없이 마구 쓰여져 있던 것"이라며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고자 감액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합의 없는 예산 폭주"라고 비판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원칙과 기준도 없이 자르다 보니 청년 정책 통합 플랫폼 구축 예산, 전국민 마음 투자, 아이 돌봄 지원 수당을 깎았고, 국내 R&D(연구개발) 기업들도 글로벌 이름을 붙였다고 깎았다"며 "민주당은 부끄럽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고도 지적했다. 구 의원은 "이 대표를 살리기 위해 민주당 170여명이 국회의원의 권위도 떨어뜨렸다"며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 이 모든 책임을 이 대표에게 돌리겠다"고 말했다.
여야 간 설전도 벌어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구 의원에게 삿대질을 하자 구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의원 앞에서 이렇게 삿대질을 한다. 민주당이 이렇게 무도하다"고 반발했다.
여야 간 공방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다른 의원이 말할 때 소리치면 속이 시원한가"라며 "본회의장에서만큼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국회의원이 되길 호소한다"고 중재에 나섰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 들어와서 교섭이 이렇게 안 된 적이 없었다. 여야 간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본회의장에서만큼은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의 탄핵소추안이 보고됐다.
탄핵안이 보고되자 야당 의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반면 여당 의석에서는 "그만 좀 탄핵해라", "뭐가 무서워서 맨날 탄핵하나" 등의 고성이 나왔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을 상대로 한 탄핵 추진은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 감사 부실, 국정감사 위증·자료 미제출 등을 최 감사원장의 탄핵 사유로 꼽았다. 검사 3인에 대해서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불기소 결정에 대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민주당은 오는 4일 본회의에서 이들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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