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100만 원 미만이면 대권가도 순풍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1심 재판 결과가 15일 나온다. 기소된 네 가지 사건 중 첫 번째 재판 결과다. 관건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느냐다. 그럴 경우 이 대표는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2027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걸려있다는 의미다. '이재명 일극체제'의 민주당은 물론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무죄"라고 보는 시각이 주류다. 첫 번째 1심이지만 무죄가 나온다면 사법리스크 부담을 상당히 덜게 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윤석열정권의 정적 죽이기, 검찰의 정치탄압 수사라는 점이 입증되는 것"이라고 봤다. 민주당의 방어 논리에 힘이 실리며 정부·여당은 수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관계자는 "사법리스크로 인한 범죄자, 비호감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유죄라도 대선 출마에 지장이 없는 벌금 100만 원 미만을 선고받는다면 무죄와 다름없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법조인 출신 한 의원은 통화에서 "법원이 검찰의 공소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면서 100만 원 미만의 벌금형을 예상했다. 이 경우 여당의 공세는 계속되겠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에는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에는 사법리스크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봤다.
비명계 고민정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무죄라는 확신들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금 상황으로 보면 만에 하나 유죄가 나온다 하더라도 당이 크게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무죄에 대한 확신이 많이 강해진 상황"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명확한 사안들에 대해 기소조차 하지 않는다는 걸 눈으로 확인해 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비교가 될 것"이라고 봤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의 경우에도 '일극체제'가 자리 잡은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대표의 의원직 상실은 물론 대선 출마 일정이 꼬인다. 대법원 최종판결까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1심 결과가 다음 재판에도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금고형 이상의 유죄'가 나온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민주당은 사법부를 공격할 것이고 여권의 공세도 거세질 것"이라며 "국회가 '카오스'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는 "민주당 내부적으로 이 대표의 대안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명계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야권 잠룡' 김동연 경기지사는 전날(13일) 윤 대통령의 하야를 언급하는 등 현안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김 지사는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으로 위촉한 데 이어 고영인 전 의원을 경기도 경제부지사에, 윤준호 전 의원을 경기도 정무수석에 임명하는 등 친문·친노 인사들을 꾸준히 영입해 오기도 했다. 김 지사는 최근 유럽 순방 중 독일에서 '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나 눈길을 끌었다. 내년 2월 귀국 예정인 김 전 지사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미 스탠퍼드대에서 강의하는 등 물밑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비명계 원외 모임인 '초일회'도 이달 들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초일회는 박용진·강병원·양기대·기동민 전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새미래민주당은 지난 10일 '제2창당 결의대회'를 열고 "이재명의 민주당은 더 이상 희망이 없고, 11월 유죄판결이 나오면 대안세력인 '3총3김'을 중심으로 민주세력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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