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명태균 씨 관련 의혹에 국한
제3자 특검 추천권 포함
14일 본회의 전 발의 예고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 발의를 예고하며 12일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수정안은 특검 추천권을 제3자에게 부여하고 수사 대상 혐의를 대폭 줄이는 등 여당의 요구사항을 담을 방침이다. 특검법 거부 명분을 희석시켜 국민의힘으로부터 이탈표를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예정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오는 28일로 예상되는 특검법 재표결까지 대여 공세의 동력을 끌고 가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수정 특검법은 크게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을 수사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명 씨 관련 의혹은 △대선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 △국회의원 재·보궐 등 선거 개입 의혹 △창원국가산업단지 선정 등 이권·인사개입 의혹, 이렇게 세 분야로 특정이 가능하다"면서 "특검 추천 방식은 제3자 추천, 즉 대법원장이 4명 추천하면 야당이 2명을 추리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앞서 채상병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 중 적절한 인사가 없다고 판단될 때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도 담을 예정이다.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민주당의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저 이전 의혹,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14가지 의혹을 총망라했다. 특검 추천권도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인을 추천하도록 해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했다.
14개 의혹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압축한 것은 여당의 이탈표를 끌어내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실리적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민주당은 특히 이 두 가지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 법조인 출신 한 의원은 통화에서 "명태균 게이트는 현재 가장 뜨거운 사안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국민이 가장 납득하지 못하는 사안"이라며 "국민의힘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14일 전까지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면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특검법 수용을 압박했다. 수정안 성안을 주도하고 있는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검찰이 어제 명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혐의는 모두 뺐다"며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로, 검찰이 책임을 포기한다면 특검으로 철저하게 수사하게 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국민의힘이 받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수정안을 내놓는 건 국민의힘과 한 대표를 흔드는 전략"이라며 "민주당은 수정안을 꺼냄으로써 15일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도를 낮추고 오는 28일 재표결까지 공세를 취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유와 연관이 있다"면서 "민주당이 당장 탄핵을 꺼내지는 않지만 특검법이 통과되고 나면 탄핵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을 상대 정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공격 카드로 악용하는 것은 매우 저급한 정치행태"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친한계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정안 발의에 대해 "친한계를 꼬시는 정치적 '플러팅'"이라며 "저희가 탄핵의 문을 열어줄 수는 없다. 여당 의원들이 아무리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헌정을 중단시키려는 야당의 의도에 저희가 맞춰줄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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