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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은 DJ '준비된 대통령'?…이재명 대권 위한 '집권플랜본부' 가동

  • 정치 | 2024-10-24 00:00

김민석 총괄본부장으로…친명계 22인 참여
'11월 위기설' 잠재울 의도…DJ 대선 전략 차용 분석


이재명 대표의 차기 집권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23일 첫 회의를 열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 전략을 차용해 이재명 대표의 대선캠프를 사실상 조기 가동했다는 평가다. /박헌우 기자
이재명 대표의 차기 집권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23일 첫 회의를 열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 전략을 차용해 이재명 대표의 대선캠프를 사실상 조기 가동했다는 평가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이재명 대표의 차기 집권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가 23일 첫 회의를 열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 전략을 차용해 이재명 대표의 대선캠프를 사실상 조기 가동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사건의 1심 판단이 내달 나오는 가운데 본격화될 사법리스크를 잠재우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과 김윤덕 사무총장이 각각 총괄본부장과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았다. 총괄부본부장에는 김병욱 전 의원이 임명됐다. 총괄본부 산하에는 △기획상황본부 △정책협약본부 △당원주권본부△K먹사니즘본부 등 4개 본부와 십만모범당원정권교체위원회가 있다.

기획상황본부장은 김영호 의원, 당원주권본부장은 이춘석 의원, K먹사니즘본부장은 주형철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이 맡기로 했다. 정책협약본부장은 김민석 총괄본부장이 겸임한다. 더민주혁신회의 대표를 지낸 강위원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동아·윤종군 의원 등 친명계와 함께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 박강산 서울시의원, 오창석 평론가,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 등 30대 젊은 정치인들도 참여한다. 김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모두 22명으로 구성됐다.

인적 구성은 물론 이 대표가 평소 강조해 온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구현할 본부까지 설치해 둔 점 등을 미뤄보면 이 대표의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이 구성됐다는 분석이다. 차기 대선이 2년 반이나 남은 시점에서 캠프 성격의 기구 가동이 이르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내달 중반으로 예정돼 있어 사법리스크를 희석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심 유죄가 나오더라도 대법원 선고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대선일 전까지만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는다면 출마는 가능하다. 판결 후 생길 수 있는 당내 분란과 혼란을 최소화해 대선 전까지 이재명 체제를 흔들림 없이 유지한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은 공식적으로 탄핵에 선을 긋고 있지만 혹시 모를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온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장(가운데)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장(가운데)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김민석 총괄본부장은 이날 첫 회의에서 "포지티브(Positive), 스피드(Speed)의 깃발 아래 오늘의 싸움 이후 내일의 집권을 향한 정권교체·국정성공 고속도로의 구간별 세부계획 작성과 공사를 시작한다"며 "집권담론을 선도하고 당 내외 참여폭을 넓히겠다"라고 말했다. 네거티브로 얼룩진 정치권의 싸움과는 거리를 두고 정책과 민생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읽히는데 중도층 겨냥을 통해 이 대표에게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첫 정책을 문화로 잡은 것도 이같은 의도와 맥락이 닿아있다. 김 총괄본부장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재차 거론한 점 역시 눈여겨볼 지점이다.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전면 내세운 김 전 대통령의 대선 전략을 차용해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괄본부장은 "1호 정책은 1차 세미나를 통해 문화부터 시작한다. 문화를 국가 기간 산업으로 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정치를 잇고 한류의 길을 넓히겠다"며 "한강과 '흑백요리사' 시대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문화 주도 성장 전략과 품격 있는 기본사회를 상징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대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DJ가 롤모델인 것 같다. 마침 IMF가 있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컨셉과 맞아떨어졌다. 이 대표가 TK가 고향이니까 호남과 영남을 연합하는 차원도 있을 것이고 그런 여러 측면에서 준비된 대통령을 강조하는 것 같다"며 "이를 위한 준비 중 하나가 집권플랜본부이고, 자신을 향한 압박 요소를 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부 가동과 동시에 이 대표는 민생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으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의 갈등을 파고들며 틈새 공략도 시도도 하고 있다. 대권 가도에 사실상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 대표는 배달수수료와 의료 대란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한 대표와의 2차 여야 대표 회담을 위한 실무 협의도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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