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혹 규명 위해 필요한 절차 협조해야"
여권서 "대통령실, 변화 통해 명분 줘야" 목소리
'독대 후까지 지켜보자' 의견도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17일 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세 번째 발의했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하면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다시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실 대응이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한 대표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여당도 더 이상 김 여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를 향해 세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앞서 언급했던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김 여사 라인 인적쇄신을 넘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대표는 정부와 당에 대한 민심이 나빠진 데에는 야당의 무리한 정치 공세 때문도 있지만 그동안 김 여사를 비롯해 대통령실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이 있었고, 의혹의 단초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 결정이 난 이후 기자들과 만난 한 대표는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가 '김여사 특검법'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떤 특정 절차를 말한 것은 아니고 당연한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여러 의혹에 대해 야당의 과도한 문제 제기가 있고, (우리가) 설명할 부분도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에 대해선 "외부에서 수사 기록을 알 수 없어 판단이 어렵다"면서도 "검찰 설명이 국민이 납득할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야당 주도로 김여사 특검법이 강행 처리되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표결 시 '여권 내 이탈표' 가능성에 대해선 "너무 먼 이야기 같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선 대통령실이 김여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을 주지 않는다면 이탈표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 한 인사는 <더팩트>에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 내리면서 당이 더 이상 특검을 막을 명분이 사라진 측면이 분명 있다"며 "야당은 '국민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여론을 업고 계속 공세를 펼칠 것이다. 우리도 '의혹 규명이 제대로 안 됐다는 여론이 높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표결은 의원 각자의 판단과 결정에 달렸지만 여론이나 분위기에 의해 많이 좌우될 것"이라며 "(이탈표와 관련해) 상당히 조마조마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PK 지역의 한 의원도 "지난 표결에서 나온 이탈표 4개도 굉장히 의외였다"며 "그렇게(특검법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점점 더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다음 주 초로 예정된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독대 이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를 독대의 핵심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대통령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화할지 보고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한계 한 의원은 "대통령실도 한 대표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기는 힘들 것"이라며 "독대 이후 정부의 입장 변화를 지켜본 이후 특검 등 다음 스텝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특검 수용까지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한 대표도 이와 관련해서 강하게 의견을 피력해야 하고 할 것으로 보인다. 안 한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김 여사의 대선 경선 개입 의혹 등을 추가한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했다.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결정하면서 특검법 추진의 명분과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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