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관에 업무 분리되면 효율성·대응력 저하"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방 연구개발(R&D)을 국방부 주도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15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국방부가 주도하고 김용현 장관이라는 최고 실세, 공룡조직, 상명하복, 경직성의 상징인 국방부 주도의 R&D 추진 체계를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방 R&D 예산이 4조6000억 원 정도다. 방사청이 99.6%를 쓰고, 국방부 예산은 전력지원 체계 정도에서 0.4% 정도다. 그런데 국방부가 국방기술 R&D, 무기체계 R&D, 전력지원 체계까지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0.4%였던 R&D 예산의 국방부 비율은 67.2%가 되고, 방사청은 99.6%에서 32.7%로 줄어든다"라고 지적했다.
방사청이 올해 3월 작성한 '국방연구개발 거버넌스 혁신방안 관련 방사청 의견'에서 방사청은 "획득(연구개발) 업무의 핵심구성 요소인 기술 개발과 체계 개발을 분리함에 따라 획득업무 효율성 저하 문제가 발생하므로 신중한 검토 필요"라고 밝혀 R&D 기능 이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국감장에서 석종건 방사청장은 박 의원의 질의에 "하나의 기관에서 하든 여러 기관에서 하든 서로 연계성이 있으면 된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석 청장은 "처음에는 지금 (방사청 주도) 체계가 충분히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스스로 많이 고민했다. 조직이 바뀌는 것이고 제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군사력을 건설하고 운용하는 국방부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라고 견해가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여러 기관으로 관련 업무가 나눠진다면 연계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거듭 지적했다. 아울러 석 청장의 답변대로 국방기술R&D와 무기체계 R&D 두 가지 업무를 모두 국방부로 이관하게 된다면 사실상 방사청의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고도 주장했다. 석 청장의 태도가 수장으로서 무책임하다고도 질타했다.
박 의원은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군사작전과 달리 민·군 기술 생태계를 만드는 핵심은 유연성, 개방성, 투명성이 확보된 조직에서 연구원들의 연구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국방부가 주도 중인 국방 R&D 추진체계 개편안은 방위사업청이 그동안 쌓아온 방산기술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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