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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감] 3일 만에 '동행명령장' 8건…김건희 관련 5건

  • 정치 | 2024-10-11 00:00

작년 국감 동행명령장 발부 3건...21대 국회 국감 전체 14건
압박 수위 높이는 野, 강제구인 불가능해 '실효성 떨어진다' 지적도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3일 만에 야권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8건 발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거야의 동행명령장 남발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국회 경위들에게 전달하는 신정훈 행안위원장(오른쪽). /배정한 기자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3일 만에 야권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8건 발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은 거야의 동행명령장 남발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국회 경위들에게 전달하는 신정훈 행안위원장(오른쪽).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3일 만에 동행명령장이 8건 발부되면서 여야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8건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것으로,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된 증인만 5명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쟁적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동행명령장을 계속 발부하면, 돈봉투 사건으로 검찰 소환통보를 받고도 불출석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 실명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맞섰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은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김 전 의원과 명 씨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통보했으나 야당은 불출석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김 전 의원과 명 씨는 대통령실의 총선 개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핵심 증인임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다"며 "최근 법원의 판결로도 알 수 있듯이 수사 중이라도 선서·증언 거부는 할 수 있지만, 증언 거부를 할 수 있는 전제가 될 뿐 증인으로서 출석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명 씨의 진술이 지금 나라를 흔들다시피 하고 있다"며 "대선을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를 수시로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고 여당의 고위인사도 만났다고 하는 등 규명해야 할 게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 씨는) 수사 중이라는 핑계로 출석을 거부했는데 언론에는 본인 할 말을 다 하면서 정작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 증인 출석은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국회를 무시한 처사로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도 "명 씨는 불법 여론조사를 활용해 지난 대선 시기 윤 대통령 부부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김 전 의원은 명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청탁해 보궐선거의 공천을 받았다"며 "두 사람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전말을 밝힐 핵심 인물로 반드시 출석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은 "정쟁용"이라고 반발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행안위가 채택한 일반 증인 5명 전원이 불출석했다는 점을 들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려면 전부 다 해야지 야당이 원하는 증인들만 (발부)하겠다는 건 다수결의 힘을 빌려 독주하겠다는 것"이라고 따졌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 입맛에 맞는 2명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다"며 "김 전 의원과 명 씨는 거주지가 대부분 경남 지역이라 오늘 내에 동행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22대 국정감사에서는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된 증인만 5명에 달했다. 지난달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들과 마포대교 도보 순찰에 나서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22대 국정감사에서는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된 증인만 5명에 달했다. 지난달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들과 마포대교 도보 순찰에 나서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이로써 지난 7일 시작된 22대 국회 첫 국감은 공휴일인 9일을 제외하고 3일간 8건의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대통령실 관저 공사 수의계약 의혹 관련 증인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7일, 행안위) △울산방송(UBC) 불법 소유 의혹 관련 증인 우오현 SM 그룹 회장 및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관련 증인 임무영 변호사(7일, 과방위)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8일, 교육위) △장시호 씨 위증교사 사건 관련 증인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8일, 법사위) 등이다.

국회 사무처의 연도별 <국정감사·조사 통계 자료집>을 살펴보면 동행명령장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국정감사에서만 총 94건 발부돼 매년 평균 2.6건에 불과했다.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총 14건(2023년 3건, 2022년 8건, 2021년 2건, 2020년 1건), 20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총 5건(2019년 2건, 2018년 2건, 2017년 1건, 2016년 0건)이었다. 가장 많이 발부된 2014년 국정감사에서는 총 14건이 발부됐는데 이 중 12명이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증인이었다.

국민의힘은 '돈봉투 사건'에 불출석한 민주당 의원들의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자신들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한 김영철 검사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더니, 오늘 행안위 국정감사에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증인들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며 "국회의 권한을 사적 보복 수단으로 악용하는 일이자, 국정감사조차 민주당 입맛대로 운영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동행명령장 발부에 정당성을 가지려면 돈봉투 혐의를 받는 민주당 의원들부터 검찰 소환에 임해야 한다"며 "정작 피의자 신분인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조사를 회피하면서, 자신들의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며 법적 조치를 운운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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