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의원 "농식품부·농진청, 미검증 농업정보 유튜브 점검 인력·예산 전무"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튜브에서 과학적·공식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농업 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민의 생계가 결부된 데다 피해를 보아도 구제받을 길이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 '엉터리 유튜브'를 점검·적발하기 위한 인력은 물론 예산도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엉터리 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 또는 시정조치를 요구한 바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10일 기준 유튜브에서 '고추 탄저병'을 검색한 결과 락스를 활용하라는 내용의 영상의 조회수가 96만에 달했다. 이 외에도 소주로 진딧물을 퇴치한다는 내용의 영상은 114만, 빙초산으로 제초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영상은 112만 회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다. 고추 탄저병의 경우 농진청은 △병든 과실은 발견 즉시 제거 및 포장 청결 유지 △착과기의 경우 예보 또는 연속 강우 전에 등록된 약제 살포 △친환경 자재 석회보르도액·난황유 사용 등을 권고하고 있다. 락스의 경우 살균효과는 있지만 유익한 미생물과 균도 죽일 수 있고 과도할 경우 토양이 알칼리성으로 변할 수 있다. 소주 또한 독성이 강하고 빙초산도 산도가 높아 농작물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튜브상의 잘못된 정보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지만 농식품부와 농진청은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유튜브를 통해 농식품 정보와 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소개·홍보하고 있다. 이를 위한 올해 예산은 3억5300만 원에 달한다.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농러와TV>는 구독자 24만2000명으로, 2700여 개의 콘텐츠가 업로드돼 있다.
구독자가 6만 명에 가까운 농진청의 유튜브 채널 <농다락>도 1200여 개의 농업 관련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올해 9400만 원, 내년 95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농민 등을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윤 의원은 "농식품부와 농진청이 공식 유튜브가 아닌 일반 유튜버들이 검증을 거치지 않은 농작물 방제법과 농사 정보를 소개·홍보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관리·점검은 고사하고, 대응을 위한 인력과 예산조차 없다"며 "이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한 일반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 해 동안 피와 땀을 흘려 키운 농작물은 한시라도 잘못 관리하거나 관리에 소홀히 해도 쉽게 망칠 수 있는 만큼 검증된 농사 정보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유튜브는 검증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막대한 농사 정보들을 전달하면서 자칫 잘못된 영농법·방제법 등으로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농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엉터리 정보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구제를 받을 길조차 없는 현 상황에 대하여 단지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정부 차원의 관리·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유튜브에 만연해 있는 검증되지 않은 농사 정보를 뿌리 뽑아, 피해 농가의 하소연이 사라질 수 있도록 개선책을 촉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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