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선거 이후 4전 5기 끝 당선
"일본, 한국 합병한 역사 인식해야"
합병을 '합법'이라 표현하는 한계도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27일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로 당선됐다. 2008년 선거를 시작으로 5수 끝에 이뤄낸 결과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한일 과거사에 있어 비교적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군비 확장에 있어서는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이날 오후 도쿄에서 열린 제28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임기 3년 신임 총재로 선출됐다. 그는 1차 투표에서 154표를 기록해 181표를 얻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에 뒤졌지만,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획득하며 194표의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제쳤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1986년 29세의 나이로 돗토리현에 출마, 당시 최연소 중의원으로 선출돼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내각에서는 방위청(방위성) 장관을 시작으로 농림수산상, 지방창생상 등을 거쳤다. 2008년에는 처음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했지만 2012년, 2018년, 2020년 네 차례 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는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선 일본 내 우익 세력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일례로 이시바 신임 총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다. 또한 2018년 11월 도쿄 와세다대에서 강연 중 "일본이 한국을 합병한 역사를 인식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본의 강제 합병을 '합법'이라고 표현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2019년 8월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서는 "일본이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는 것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0년 4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1965년 한일 기본조약 협상 당시 일본에서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고 싶다는 제안을 내놨지만, 당시 박정희 정부가 '왜 일본 정부가 한국 국민에게 배상을 하느냐'라면서 거절한 기록이 남아 있다"며 "한국 내에서 그 부분을 다시 검토해 봤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나 징용 문제에 대해 옹호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미일 지위협정 개정, 자위대 처우 개선 등 군사·안보 분야 공약을 앞세웠다. 또한 핵 공유 논의를 펼쳐야 한다며 매파적 관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국민을 믿고 용기와 진심을 가지고 진실을 말하며 일본을 다시 한번 모두가 웃는 얼굴로 살 수 있는 안전하고 안심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재 당선자는 내달 1일 임시국회를 통해 일본의 제102대 총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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