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서 김여사 비판 목소리…민심 역행 부담도
다만 "이탈표 없을 것" 전망 우세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기정사실화돼 법안이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 재차 커지고 있다. 다만 재표결 시 이탈표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의 최근 행보를 두고 여권 내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등 이어지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사과 없이 광폭 공개 행보에 나서는 게 여당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전날 야당 주도로 김 여사 특검법을 비롯해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민의힘이 애초 검토했던 필리버스터 대신 본회의 보이콧을 선택했다. 김 여사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의원이 직접 나서 김 여사 의혹을 공개 해명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이 모두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리적으로 반박할 수는 있지만 김 여사가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의원도 나서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방어해 주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는 옳지 않은 법이지만 윤리적으로 김 여사 잘못이 있으니까 우리 당 의원들도 이러한 내용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면 필리버스터의 효과가 반감된다"고 밝혔다.
이상민 전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의도, 근거가 있든 아니든 의혹들에 휩싸여 있는 것은 김 여사가 자중해야 할 부분"이라며 "명품백 (수수 의혹) 같은 경우는 국민들 앞에 아주 진솔하고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필리버스터가 아닌 보이콧은 '최선의 판단'이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인 몰아붙이기 입법 폭주에 대해서는 보이콧으로 강하게 맞서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해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민주당은 이르면 26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늦어도 다음 달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전 재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재표결 때 김 여사에 대한 민심 역행에 부담을 느낄 여권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것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만약 이탈표가 생겨 가결된다면 당은 완전히 서로 간 의혹과 불신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탈표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가 탄 배에 구멍을 뚫어 같이 침몰하는 건데 그걸 하겠냐"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도 "민주당 측에서 하는 생각 같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봤을 때 이탈표가 나와 법안이 통과된다면 사실상 정권의 레임덕"이라며 "이에 동의할 국민의힘 의원은 안 계실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도 이와 관련해 "이탈표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무리하게 위헌적 요소를 담은 그런 특검 법안들에 대해 이탈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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