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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앞에 손잡은 文·明…사법리스크 고조에 '동맹전선' 구축

  • 정치 | 2024-09-12 00:00

文 겨냥 검찰 수사에 적극 목소리
당내 대책 기구 출범 지시도
사법리스크 희석…친명-친문 갈등 봉합 의도도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이 대표의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이 대표의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선 과정에서 서로 간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됐던 친명계와 친문계는 검찰의 칼날 앞에 다시 하나 된 모습이다. 계파 갈등을 봉합해 당내 탄탄한 지지층 구축을 위한 이 대표의 대선 전략이라는 평가와 함께 점차 고조될 사법리스크의 부담을 희석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 2월에 이어 약 7개월 만인데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자 두 사람의 만남에도 관심이 커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작태는 정치·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 정치 탄압이고, 한 줌의 지지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저나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당당하고 강하게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두 분은 지난 정부까지 진행했던 검찰개혁의 미완에 대해 공감했고, 지금의 검찰 수사가 흉기가 되고 정치보복 수단이 되는 현실에 대해 개탄하고,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문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당내 기구도 출범했다. '전(前)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장은 '원조 친명'으로 불리는 김영진 의원이 맡았고 한준호 최고위원과 김영배·윤건영·한병도·황희·김한규·손금주·한민수·박균택·이기헌·김동아·박지혜 의원 등 13명으로 구성돼 계파 안배가 적절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수사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데는 전략적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간 비명계나 여권을 중심으로 이 대표 개인 문제인 사법리스크에 당 차원에서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자주 제기돼왔는데 문 전 대통령의 수사에도 당이 목소리를 내면서 비판의 명분을 흔들 수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자신을 주로 향하던 사법리스크의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고, 또 문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당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일종의 전략적 연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수사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데는 전략적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재판에 출석하는 이 대표. /배정한 기자
이처럼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수사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는 데는 전략적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재판에 출석하는 이 대표. /배정한 기자

이 대표의 재판 중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위증교사 사건은 조만간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인데 이를 대비한 여론전이라는 시각도 있다. 만일 유죄가 나온다면 당은 적잖은 혼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일부 비명계를 시작으로 이재명 체제에 균열이 생길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과 손잡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문 전 대통령과 전면에 나서며 이 대표는 줄곧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비주류 출신이라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동시에 공천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비명계 지지자들을 포용할 수 있기도 한데 최근 이 대표가 평산마을 폭행사건에 강경한 입장문을 내거나 또 강성 지지자들의 평산마을 시위에 자제를 촉구한 것도 이같은 움직임과 맥락이 닿아있다. 이 대표는 10일 SNS에 "평산책방에서 벌어진 끔찍한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라고 글을 남긴 바 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10월에 1심 판결이 나오지 않나. 대법까지 사건이 가더라도 이슈가 뜨거울 텐데 지금 문 전 대통령과 공동 전선을 형성한다면 검찰 정권이 야권을 공격하는 것으로 치환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아우르는 일종의 정치적 방어 동맹이라고도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한준호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검찰독재대책위원회도 출범시킨다. 전정권 대책위와 손잡고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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