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오차범위 밖' 국민의힘에 앞서
전당대회 컨벤션에 중도층 공략 효과도
尹·與 동반 하락…韓 리더십 부재 원인도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최근 발표된 몇몇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기 이재명 체제 출범 이후의 컨벤션 효과를 비롯해 당정 갈등으로 인한 정부여당의 실정이 지지율 격차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 부재 역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여론조사(무선 97%·유선 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6%)에서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 42.2%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32.8%로 두 정당 간의 격차는 9.4%P였다. 오차범위 밖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우위를 보였다. 이어 조국혁신당 8.0%, 개혁신당 3.9%, 새로운미래 1.6%, 진보당 2.2% 순이었고, 무당층은 7.4%다.
직전 조사인 8월 4주차에서 민주당은 40.0%였으나 2.2%P가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37.0%에서 4.2%P가 하락했다. 중도층에선 민주당 48.2%, 국민의힘 24.2%, 조국혁신당 8.5%, 개혁신당 5.3% 순이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12.5%P △서울 12.3%P △20대 9.8%P △30대 6.7%P △60대 5.0%P에서 빠졌다. 반면 민주당은 △대구·경북 12.8%P △인천·경기 2.8%P △20대 11.0%P △30대 4.6%P 올랐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무선 10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0%) 조사에서 민주당은 정당 지지도 3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31%, 조국혁신당 12%, 개혁신당 5%, 새로운미래 1% 순이다. 7월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36%로 같았는데 민주당은 1%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5%P가 빠졌다.
2기 이재명 체제의 안정적 출범이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또 '먹사니즘'이나 금융투자소득세 문제 등에서 기존 입장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인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 이후) 당 장악력 그리고 먹사니즘 그런 부분의 외연 확장 전략에 긍정 평가가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의 실책으로 인한 반사 효과라는 시선도 있다. 의정 갈등 문제가 당정 갈등으로까지 번져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안기고 있는데 여당에서 빠진 지지율이 민주당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취지다. 또 한동훈 대표가 취임 이후 크게 존재감을 보이지 못해 국민의힘 지지층이 수축됐다는 해석도 있다.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4.10 총선을 지휘할 당시에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한 반면 당 지지율은 상승하는 디커플링이 일어났는데 최근에는 당과 대통령이 동반 하락하는 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리얼미터 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긍정 평가도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 27%)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29.6%였다. 부정 평가는 66.7%였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 20%대를 기록한 것은 202년 8월 4주차 조사 이후 2년 만이다.
리서치뷰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직무평가 중 긍정 평가는 30%, 부정 평가 68%였다. 7월 조사보다 긍정 평가가 3%P 빠졌고, 부정 평가는 3%P 올랐다. 대통령실과 당이 일종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도 분리 효과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 평론가는 "한 대표가 당에서 고립화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 대표에 대해 변화와 혁신을 기대했던 것이 주춤하는 징후가 있다. 또 여여갈등이 출구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중도층의 실망과 일부 지지층 사이의 무력감도 반영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의 상승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고, 또 ARS 조사 특성상 전화면접조사보다 변화폭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섣부른 해석을 내리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수민 평론가는 ARS 조사의 경우 변화폭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총선을 겪으며 지지 열기가 떨어져 결집력이 약해졌다고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 대표가 윤한 갈등을 역이용해 중도층으로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국민들은 두 사람을 묶어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낮게 나오는 조사가 있다. 윤 대통령도 지지층 내부에서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고, 한 대표도 대통령과의 실질적 차별화에 실패해 중도층으로의 확장이 안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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