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백서 14일 마지막 회의...최고위 최종 의결 절차
한동훈 당헌당규 위반, 이조심판 담겨...백서 수정 가능성도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가 작업을 모두 마친 가운데, 백서가 당 내홍의 뇌관으로 다시 떠오르는 모양새다. 백서 내용에 불만을 가진 한동훈 지도부가 출간을 앞두고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조정훈 총선백서특별위원장이 백서 출간에 "양보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인 만큼, 지도부가 반발할 경우 파열음이 크게 날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7·23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지도부인 만큼, 백서 발간에도 한 대표 리더십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9일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에 따르면, 특위는 오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당 최고위 보고를 위한 마지막 검토 작업에 나선다. 한 특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특위에서 내주에 회의한 후 그다음 주쯤에 조 위원장이 최고위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최고위에서 총선백서 내용에 대한 일부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측에서 별다른 항의가 없을 경우에는 이달 말 최고위 최종 의결 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백서는 총 300페이지 미만의 분량으로 전해진다. 6가지 소위(당정 관계 및 현안 평가·공천·여의도연구원·조직홍보·전략·공약)에서 진행한 평가를 바탕으로 서술됐으며, 당 혁신안도 함께 담겼다고 한다. 22대 총선을 진두지휘한 한 대표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전략,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비례대표 사천 의혹 등도 포함됐다.
이에 더해 한 대표와 장동혁 최고위원,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의 당헌당규 위반 등 예민한 사안들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백서 내용에 불만을 갖고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다만 특위 측은 22대 총선 당시 홍 원장이 단독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한 대표에게 이를 직보한 중대한 사안인 만큼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특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의도연구원(여연) 측과 8시간 인터뷰를 했고 홍 원장도 당헌당규 위반을 인정했다"라며 "마찬가지로 장 최고위원도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헌당규상 선거 여론조사는 사무총장만 하기로 돼 있다"라며 "여연도 당무 감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감찰을 받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백서 완성본 그대로를 출간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특위에서 만든 내용 100% 그대로를 출간할 수 있을지, 이야기가 (최고위 회의에서) 나올 수 있다. 백서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거나,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갔다면 제동이 좀 걸리지 않을까"라고 했다. 반면 조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MBC라디오에서 "백서 내용에 대해서는 일점일획도 양보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총선백서 발간으로 한동훈 지도부가 흔들릴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이조심판과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담긴다고 해도, 당이 원팀이 돼 하나로 가자는 목소리가 주류인 상황"이라며 "현 지도부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한 대표께서 63%라는 압도적인 당심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한 대표 패배론만을 강조하긴 어렵다"라며 "지금 지도부가 안정감 있게 출발했는데, 우리끼리 내부에서 백서 가지고 큰 문제를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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