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에도 한동훈 최고위 개편 강행, 갈등 뇌관 우려도
전대, 인선에 앙금...친윤 갈등 뇌관 우려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한동훈 지도부가 당직 인선 마무리 작업에 나서면서 '한동훈호(號)'가 순조로운 출항을 알렸다.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거취로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은 정 전 의장의 자진 사퇴로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섰다. 당초 정 전 의장의 '버티기'에는 윤심(尹心)이 작용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당심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선된 한동훈 지도부에 친윤계가 끝내 밀려난 셈이다. 다만 양측의 앙금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내홍에 따른 여진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일 한 대표는 신임 정책위의장에 4선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를 내정했다. 정 전 의장이 "당의 분열을 막겠다"며 사퇴한지 하루 만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친한(친한동훈)계 원외인사인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이 낙점됐다. 이로써 한동훈 지도부는 장동혁 수석최고위원, 진종오 최고위원 등 과반(5명)의 친한계 인사를 확보했다. 비교적 큰 잡음없이 최고위원회 개편에 성공해, 안정적인 출발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동훈 지도부가) 힘으로 밀어 붙이려고 했으면 일찌감치 (인선을) 해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로서는 리더십에 탄력이 붙게 됐다. 변수는 전당대회와 당직 인선 과정에서 친윤계 의원들에게 남은 앙금이 당 분열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 전 의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의원들도 당헌과 배치되는 주장에 따라 물러나선 안 된다고 말씀을 많이 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당원과 의원들이 원하는 건 결국 당의 화합과 2년 뒤 지선·대선 승리가 아니겠느냐"라며 "당 분열을 막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내홍으로 얼룩진 전당대회가 끝난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또다시 계파 갈등 조짐이 보이자 정 전 의장이 원치 않은 자진 사퇴를 택한 셈이다. 정 전 의장은 신임 지도부가 들어선 후에도 임기 1년을 채우겠다는 의지를 주변에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정 전 의장의 버티기에 '윤심'(尹心)이 작용됐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였다. 정 전 의장 역시 본인의 사퇴 결정은 ‘용산의 뜻’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 대표와 비공개 회동에서 당직 인선을 두고 "이 사람 저 사람을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후 한 대표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따로 만났고,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정 전 의장 유임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대표가 정책위의장 교체를 강행하면서 신임 지도부 출범 후 치러진 첫 친윤계와 파워게임에서 기선제압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된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은 2일 MBC 라디오에서 "친윤 그룹에서 '우리가 그동안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정을 이끌어 왔는데, 압도적 다수의 지지로 당선이 됐다해서 다 넘겨줄 수는 없는 게 아니냐'는 위기의식이나 불안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장의 버티기에는) 친윤 그룹이 '우리가 정책위의장 자리까지 내려놓아서 5대 4가 되면 안 되지 않느냐, 우리가 지키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계파 간 내홍은 잠시 봉합되는 분위기지만, 여진은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윤계 조정훈 의원은 지난 1일 MBC 라디오에서 "같은 당에서 3선 의원인 정 의장이 내 편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해서 바꾸겠다는 건 뺄셈 정치"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한 친윤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고위원회 내부에서 투표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 강성도 아니고 몇 개월 되지도 않은 정책위의장을 굳이 교체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의견들이 있었다"라며 "결국 4선 의원(김상훈)이 격에 안 맞는 옷(정책위의장)을 입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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