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마지막 합동연설회…당권주자 1강 韓 향한 총공세
폭로전으로 얼룩진 전당대회...전대 이후 내분 우려
[더팩트ㅣ고양=설상미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전국 합동연설회가 17일 서울·수도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4명의 당대표 후보(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는 서로를 향한 난타전을 이어가며 공세를 폈다. 특히 한 후보가 나 후보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폭로한 것을 두고 경쟁 후보들은 일제히 '입 리스크'라고 몰아세웠다.
원·나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CBS 주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4차 토론회에서 한 후보의 폭로를 문제 삼은 것이다. 한 후보는 토론회에서 "나 의원님께서 제게 (법무부 장관 시절)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을 공소 취하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은 2019년 4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막는 과정에서 민주당과 물리적 충돌을 빚으면서, 여야 의원 28명이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이를 두고 나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무력화, 공수처의 무력화를 이유로 공소를 취소했어야 할 사안"이라며 "그런데 공소 취소는커녕 헌정 질서를 바로잡아달라는 제 말씀을 부탁이라고 얘기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한 후보는) 보수 우파 후보가 맞느냐. 우리 당 대표 후보가 맞느냐. 이기적이고 불안하다"며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보수 공동체에 대한 연대 의식도 없는 당대표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라고 했다. 후보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 후보는 나 후보를 빤히 바라보며 간간이 웃음을 짓기도 했다.
원 후보는 정견 발표 대부분을 한 후보 공격에 썼다. 원 후보는 "소중한 동지를 야당에 정치 수사 대상으로 던져버린 결과가 됐다"며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의 폭로로 인해 이날 민주당 등 범야권은 나 후보를 향해 ‘공소권 거래’, ‘국정 농단’ 등의 표현으로 수사를 압박한 상태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정치 이전에 신의가 있어야 믿고 소통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총선 패배가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라고 고개 숙이더니, 이제는 '정부 잘못이지 내 잘못 아니다'라면서 (비대위원장)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이유로 출마를 강행했다. 이렇게 해서는 당정 충돌이 언제든지 재발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반면 한 후보는 '이기는 정당'을 강조하며 1강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 후보는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 2028년 총선도 모두 승리하겠다"라며 "우리에겐 민주적 토론과 치열한 경쟁으로 뜻과 힘을 모으고 이견을 조정하는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여러분 제가 잘하겠다"며 "모두와 함께 화합하는 정당, 단결하는 정당 만들어서 우리가 반드시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 당시, 한 후보는 원 후보자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2층 객석을 바라보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5000명(국민의힘 추산)의 시민이 몰렸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천안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방지하고자 경호에 크게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연루된 당사자 3명에 대해 합동연설회장 출입을 금지하고 비표 관리에 더 철저히 했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한 유튜버는 <더팩트>와 만나 "기습으로 밀고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폭력 사태는 한동훈을 따라다니는 졸개들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행사장 내에서는 지지자들의 살벌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원 후보자 지지자들은 '나는 원희룡이 좋다!', '우리는 동지다!' '우리는 원희룡을 원한다' 등의 현수막을 걸어 놓고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외쳤다.
반면 연설회장을 가득 메운 한 후보자 지지자들은 '반한'(反韓) 후보에 야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견 발표 전 내빈으로 연설회장을 찾은 친윤(친윤석열)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총선백서특별회 위원장인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내빈으로 소개될 당시 한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객석에서는 큰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과열로 인한 내분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에서 20년간 당원 생활을 했다고 밝힌 한 60대 남성은 "최근과 같은 폭력사태는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라며 "충돌 이후에는 균형이 잡힐 거라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한 중진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전당대회 이후 봉합이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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