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김병주·강선우·한준호·이성윤 출마 선언
원외 정봉주·김지호 출사표…이재명 충성경쟁도 과열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전당대회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정치권이 뜨거워지고 있다. 강력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당대표 선거는 조용한 모양새지만 현역 의원들의 최고위원 출마는 잇따르고 있다. 대체로 당원권 확대를 내세우면서 '친명' 선명성 경쟁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국회 본청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일정을 의결했다. 9일부터 이틀간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는다. 선관위는 총괄기획과 선거기획, 경선, 선거인단, 합동연설, 방송토론, 홍보디지털, 공명선거 등 7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은 7월 20일 제주도당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8월 1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 전 대표의 연임으로 굳어지면서 당대표 후보로 선뜻 나서겠다는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반면 최고위원으로 관심을 돌리며 후보자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이다. 4선의 김민석 의원과 재선 강선우·김병주·한준호 의원, 초선 이성윤 의원이 최고위원 도전을 공식화했다. 원외 인사인 정봉주 전 의원도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또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지호 부대변인도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 "당원권 확대" 한목소리
최고위원 출마자들은 대표 공약으로 당원권 확대를 내걸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도 권리당원의 투표를 반영하는 등 당원권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한 바 있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도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30%, 권리당원 40%로 반영되던 비중을 대의원 14%, 권리당원 56%로 변경하기로 했다. 권리당원의 의중이 대폭 늘어난 만큼 출마자들도 이들의 표심을 얻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처음으로 출마 선언을 한 강선우 의원은 자신이 영입인재가 아닌 온라인 당원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원 누구나 평등하게 1인 1표를 행사하는 진짜 민주당과 민주주의 시대를 열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더 개방적 정당이 더 공정한 정당이자 더 유능한 정당"이라며 "당원의 생각이 곧 당의 결정이 되는 민주당을 만들 것이다. 당원 명령을 떠받드는 최고위원이 되겠다. 진정한 책임정치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라고 설명했다.
한준호 의원은 "혁신은 새로운 시대정신이 돼야 하고, 적임자는 이재명 전 대표임을 확신한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혁신으로 발전해 왔다. 권리당원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반영하는 당원주권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분노한 당원들의 목소리를 앞장서 대신하는 최고위원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성윤 의원도 "민심동일체가 돼 국민 의견을 경청하고, 당원동일체가 돼 당원들의 목소리를 크게 내겠다"라고 밝혔다.
김민석 의원은 민주당이 당원권을 확대해 완벽한 대중정당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당원권 강화를 연일 주장하면서 이 전 대표가 당헌·당규를 개정하도록 돕기도 했다. 그는 "(당원에 대한)교육확대, 경선확대로 확장해 탁월한 대중정당을 만들겠다"라고 했다. 강 의원과 이 의원, 김 의원은 국회 소통관이 아닌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더욱 호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4성 장군 출신은 "안보", 고검장 출신은 "동기 尹 끝장"
각자 분야를 내세우면서 전문성을 강조하는 모습도 최고위원 출마 선언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4성 장군 출신의 김병주 의원은 "한반도는 위기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은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다. 한반도가 위험하다. 윤석열 정부의 국방실패, 안보참사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구해야 한다"며 "국방전문가, 안보지킴이 김병주가 최고위원이 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반도 평화를 회복하는 데 자신이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서울고검장 출신의 이성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것을 강조하면서 전투력과 검찰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과 검찰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제가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기 위해 섰다.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저는 윤석열을 30여 년간 겪어봐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라며 "윤석열 검찰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 제가 최고위원이 되어 윤석열 용산 대통령과 외나무다리에서 제대로 한번 맞짱뜨겠다"라고 짚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의원은 언론개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싸웠던 제게 정치는 어두웠던 과거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해답이었다. 지난날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처럼 싸워야 할 때"라며 "언론개혁을 비롯한 모든 개혁의 선봉에 서는 최고위원이 되겠다"라고 했다.
김민석 의원은 선대위 상황실장으로 총선 전략을 담당해 압승을 이끈 점을 강조하면서 '집권플랜본부' 설치를 약속했다. 김 의원은 "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 집권 준비의 출발이다. 준비된 집권세력만이 다가올 폭풍정국을 헤쳐갈 수 있다"며 민주당의 재집권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을 공약으로 약속했다. 그는 "최고위 산하에 3대 과제 등을 추진할 집권플랜본부를 설치하고, 민심을 받들어 최고위원 2년 임기 내 정권교체의 길을 찾겠다"며 "당대표와 협력해 집권 준비를 담당할 집권플랜본부장도 선택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반면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이 원외 인사인 점을 강조하며 정부여당을 상대로 한 강력한 공세를 주장했다. 탄핵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꺼리는 현역 의원들과 달리 자신은 이같은 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다. 정 전 의원은 "대표와의 친분보다는 닥치고 공격하는 의지나 결기가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전 대표와의 친분 강조는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그것만 갖고는 이재명을 지키기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현역 의원들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고 저는 원외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겠다"라고 했다.
◆ "이재명 지키겠다" 충성 경쟁도 과열
이 전 대표를 향한 메시지도 최고위원 경쟁에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김병주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창출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 최고위원이 돼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라고 했다. 이성윤 의원도 "이재명 대표를 보라. 윤석열 검찰 정권이 들어선 후 2년 넘도록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함께 정치수사와 정치기소가 자행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준호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점을 꼽으면서 "이 전 대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리고 성과로 스스로 지도자로서의 의미를 증명해 냈다"라고 했다. 그는 "저를 비롯한 최고위원 후보들 모두 충성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동행할 진정한 지도자로 이 전 대표를 선택한 것이다. 한결같은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정권교체라는 성과로 이 전 대표와 함께 증명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더 단단하게 해달라. 일 잘하는 최고위를 구성해달라"고 밝혔고, 강선우 의원은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강 의원은 "더더욱 지금 민주당에는 한 번 더 이재명이 필요하다. 깨어있는 당원의 조직된 힘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 것이다.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 민주당을 지키는 것이고, 민주당을 지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일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찐명'으로 불리는 김지호 부대변인은 "정치의 시작은 이 전 대표와 함께였고, 이제 저는 이 전 대표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동지다. 행정가 이재명, 당 대표 이재명을 보좌했던 제가 이제 이재명의 동료로 그와 함께 내 삶을 바꾸는 정치, 시민과 소통하는 정치, 국민을 살리는 정치를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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