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나온 TK 30대 정치인, "채상병 특검? 조건 충족 안 돼"
이재명 연임론의 민주당, "당내 민주주의 절실...협치해야"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1988년생 TK(대구경북) 지역구 의원.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은 보수 성지로 꼽히는 대구에서 40년 만에 나온 30대 의원이다. 서울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24살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 처음으로 몸을 담았다. 박근혜 대선 캠프 경험은 그에게 정치 현실을 알게했다. 전문성 없는 정치란 허울에 불과했고, 그에겐 정치인이 되기 위한 디딤돌이 필요했다. 그렇게 우 의원은 지역 출마를 염두하고 본인의 고향, 대구 거점 대학인 경북대 로스쿨 졸업해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우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본인이 대구 지역에서 당선된 것을 두고 '실험'이라고 했다. 30대 정치인을 향한 기대와 우려가 섞인 가운데, "4년이 지났을 때 역시 젊은 사람이 정치를 더 잘한다는 말을 듣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비인기 상임위로 꼽히는 환경노동위원회를 희망했다. 법조인 출신인 만큼 '스타 정치인'이 곧잘 배출되는 법제사법위원회를 희망할 것이란 당 안팎의 예상을 깼다. 법사위에 배정 받은 후에도 당 지도부에 환노위 사보임을 요청한 그다. 인구의 질적 변화에 따른 노동 문제 해결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우 의원은 "노동 문제가 해결되면 연금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세대별 목소리를 담기 위해 젊은 의원이 환노위에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변호사 시절, 환노위의 가장 큰 이슈인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을 다룬 점도 그의 또다른 경쟁력이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원 구성을 앞두고 거대 야당에 밀리면서 어쩔 수 없이 7개 상임위원장을 받기로 결정했다. 당내에서는 18개를 모두 내어주고 민주당의 독주를 부각시켜야 한다는 강경파와 7개라도 받아 '일하는 국회'를 꾸려야 한다는 실리파가 맞붙었다. 우 의원은 "총선 민심을 받들어 마주한 이 현실을 수용하는 게 맞다"며 "7개 상임위라도 받아서 열심히 하면 국민들께서도 민주당의 악행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실 테니, 다음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주시지 않을까"라고 소신을 밝혔다.
다만 우 의원은 여야 대치로 인한 갈등 국면에서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받는 데에 우려를 표하면서, 민주당에 협치를 요구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은 의회 독재로, 협치 의사가 전혀 없다"며 "기존 국회 관례를 깼으면 왜 깬 건지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대화 의지가 없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솔로몬 판결에 보면 친모의 마음으로 아이를 둘로 가르지 말라는 판결이 있지 않았나. 우리가 오히려 양보해야 한다"라며 "국민들을 믿고, 지금 당장 민주당 태도가 변화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너무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론과 관련해서는 "건전한 당내 민주주의가 절실한 당"이라고 꼬집으면서, 민주당을 향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부디 함께 생산적 논의를 함께하고 싶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7월 23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당 대표 후보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4인 출마했다. 이런 가운데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 속 한 후보는 다른 당권주자들과 달리 여당 주도로 채 상병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당내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국민의힘이 강조했던 '수사기관의 수사 먼저' 공식을 깨트리면서다.
우 의원은 선거를 앞둔 한 후보의 정무적 판단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있든 말든 특검을 반대한다"는 확고한 소신을 내비췄다. 특검 추진을 위해서는 중대한 범죄 혐의가 있어야 하고, 기존의 수사 조직으로는 수사하기 어렵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 의원은 "대통령 수사 외압 의혹에는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세간의 '격노설'이 사실이라고 할 지라도 국방부 장관에게 업무 지시를 했던 것일뿐, 부정한 의도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라며 "설령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표명했다 할지라도 특별히 위중한 범죄에 이를 정도로까지 범죄 혐의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특검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 당선될 국민의힘 당권 주자는 22대 총선 참패 후유증을 수습하고 당 재정립에 나서야 한다. 특히 민심과 멀어진 데에 '용산'의 비중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당정관계 설정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 차가 뚜렷하다. 대통령실과 거리감이 후보들마다 제각각인 가운데, 한 후보는 본인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두고 "수평적 당정관계"를 강조했고,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원 후보는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레드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우 의원은 네 후보 모두 '윤심(尹心)'이 아닌, '민심(民心)'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며 본인 발언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 역시도 비서진들과 치열한 토론 과정을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데, 하물며 당정관계는 얼마나 복잡하겠느냐는 것이다. 우 의원은 "현재까지 '윤심'이 본인에게 있다고 말하는 후보는 없다고 본다"며 "우리 당 의원들끼리는 우려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건강한 당정관계를 위한 '원팀'이기 때문에 서로를 믿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가 '수평적 관계'라고 말하니깐, 사람들은 대통령과 싸우겠다는 건가?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한 후보와 윤 대통령의 '10초 전화설'도 있지 않았나. 그런데 두 분이 십몇 년동안 검사 생활을 함께했는데,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이 한 번도 없었을까.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깊어도 수많은 토론과 논쟁이 있을 수 있다. 함께할 땐 다시 또 뭉치는 게 건강한 관계 아니겠나. 아무런 비판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 대통령님도 바라지 않을 거다. 거리는 가깝되, 대화는 살아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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