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위원장에 4선 이춘석…27일 전준위 '첫 회의'
최고위원 출마자들 대부분 친명
과도한 칭송에 비판도…"도가 지나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연임 도전을 위해 이재명 전 대표가 사퇴한 이후 친명계 인사들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 전 대표를 향한 최고위원 출마자들의 충성 경쟁도 과열돼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당권주자 '4파전'으로 흥행몰이를 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 전 대표 연임이 확정적으로 전당대회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26일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와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구성안을 의결했다. 4선으로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춘석 의원이 전준위원장으로 임명됐고, 4선 이개호 의원은 선관위원장을 맡는다.
전준위 부위원장은 위성곤 의원과 이수진 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총괄본부장에는 황명선 의원이 선임됐다. 원내에선 최기상·허종식·김남희·김현정·송재봉·모경종·정을호·정준호·허성무 의원이, 원외 인사로는 김기현·김중남·안귀령·이현 지역위원장과 박희정 전 국무총리 직속 청년정책조정위원, 박미희 권리당원 등 16명이 전준위원으로 참여한다.
전준위원에는 친명계 초선이 다수 포진해 있지만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계파색이 다소 옅어졌다는 분석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춘석 의원은 사무총장을 하셨고, 이개호 의원도 정책위의장과 전남도지사를 지냈다. 충분히 능력을 발휘해 주실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전준위는 8월 18일 예정된 전당대회 실무 작업을 총괄한다. 첫 회의는 27일 열린다. 구체적 경선 방식과 전국순회, 선출 일정 등을 정하는 한편 조만간 후보자도 등록받을 예정이다.
전준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흥행 요소 부족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치열한 경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선 이 전 대표를 제외하곤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아 흥행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5선 이인영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당대표직을 염두에 뒀던 몇몇 중진 의원들도 이 전 대표 연임이 확실시되자 의사를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리당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단독 입후보한다면 찬반투표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추대도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되지만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시선이 있다. 지역별 합동연설회를 통해 경선을 치르고, 곧장 결과를 발표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8월 18일에 열릴 서울 대회에 전체 결과를 한 번에 공개하는 '원샷 경선'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인사들의 면면도 친명계로 채워지고 있다. 재선의 강선우·김병주 의원은 이미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고, 민형배·한준호 의원, 3선 이언주·전현희 의원, 4선 김민석 의원 등이 출마 저울질을 하고 있다. 또 원외 인사로는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지호 상근부대변인을 비롯해 정봉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 전 의원은 <더팩트>에 "화요일(내달 2일)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며 "(이 전 대표에게) 전화가 와서 통화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전 대표를 향한 이들의 충성 경쟁이 과열돼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 의원은 지난 24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 이재명 당대표, 강선우 최고위원과 함께 정권 탈환의 길로 가자"며 "'어대명'이 아닌 '당대명'이다.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 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성지지층에 호소했다. 김병주 의원도 "이 전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라고 했다. 전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와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뛰어난 리더십으로 총선에서도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이끈 이재명 대표"라며 "힘든 내색 않고 늘 털털 웃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과열된 친명 마케팅이 자칫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시선이 당내에도 존재한다. 한 당 관계자는 "권리당원 표가 중요하지 않나. 지난 공천 과정에서 권리당원 힘이 제대로 증명됐기에 이 전 대표 지지세가 강한 지지층에게 호소할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도가 지나친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대표 칭송이 심하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최고위원으로서 민주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고, 다음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지, 자신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지 이 전 대표와 가깝다 이런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한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이슈&피플'에 출연해 '친명 일색'이라는 진행자의 지적에 "당내에서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당의 다양성과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지 않느냐 이런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후보자 등록을 하고 나면은 그 결과를 다시 한번 볼 필요는 있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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