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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재발의 이어 입법청문회까지…'전세사기 지원' 속도 내는 민주

  • 정치 | 2024-06-25 05:00

염태영, 22대 1호 법안으로 전세사기특별법 발의
민주, 당론 채택 후 추진 예정…25일 단독 입법청문회도


더불어민주당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민주당 주도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맹성규 위원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민주당 주도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맹성규 위원장. /뉴시스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의 입법청문회 추진에 이어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전세사기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한다. 국민의힘이 국회 상임위 구성에 반발해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는 동안 서둘러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선구제 후회수'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과 정부여당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22대에서도 법안 처리가 요원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위 소속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22대 1호 법안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피해자 요건상 '다수'를 '2인 이상'으로 구체화하고, 이중계약이나 깡통전세 임차인도 위원회 심의를 거쳐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법률상 전세사기 피해자 범위를 확대시킨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피해자로 인정되는 임차인에 외국인도 포함됐으며 피해주택이 경매나 공매에 넘어갈 때 국토부 장관이 긴급한 경우 법원에 유예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 또 우선매수권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담겼다. 아울러 21대 당시 대통령 거부권의 주요 이유였던 '선구제 후회수' 방안도 포함됐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21대에 폐기된 기존 개정안에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와 시민사회 의견이 추가된 것이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에 참여했다. 염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온전한 회복은 저의 총선 공약이자, 민주당의 약속"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법 개정 추진 과정에서 피해자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하겠다"라고 밝혔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밝혔지만, 다수 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 발의와 함께 민주당은 이날 입법청문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대책에 관한 정부 의견을 듣는다. 지난 21일 진행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단독 입법청문회를 통해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하고 있어 이같은 기세를 민생 이슈에서도 몰아간다는 계획이다.

국토위 소속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22대 1호 법안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장윤석 기자
국토위 소속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22대 1호 법안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장윤석 기자

청문회에 채택된 증인은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구상엽 법무부 법무실장 등 13명이다. 민주당 국토위 관계자에 따르면 최 장관과 구 실장 등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고, 박 장관은 아직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상임위 구성안을 수용하기로 한 국민의힘도 향후 상임위 일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이날 청문회는 불참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상임위 확정이 꽤 걸릴 것 같아서 (당장 청문회 참석은)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 구제를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려고 하지만, 정부·여당과의 견해차 때문에 쉽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힌다. 선구제 후회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 공정가치 평가를 거쳐 보증금 반환채권을 매입해 피해자들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고, 나중에 피해주택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임대인으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재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토부가 24일 국회에 제출한 청무회 요구자료에 따르면 피해자당 보증금 평균액은 약 1억4000천만원 규모로 개정안이 통과될 시 인정될 피해자 수는 3만명에서 3만6000명 사이로 국토부는 추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채권가치 평가를 통한 선구제 후회수 구제방안은 실제 작동이 어렵고 분쟁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선택지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가치가 산정되더라도 제시된 가격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같은 입장차로 인해 전세사기 특별법을 둘러싼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선구제 후회수를 제외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해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장기 임대로 제공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와 거대 야당이 피해자 지원책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실질적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입법이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국토위 간사도 전세사기특위위원장 출신이고, 다들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강력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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