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러 군사협력 강화, 中 이익 반해"
중국 "한반도 문제 해결 위해 건설적 역할"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4년만 방북 가운데 이뤄진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한국은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우려를 재차 언급했지만, 중국은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으며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외교부는 19일 한중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석한 '2+2' 협의체 형태인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서울에서 열린 이번 회동은 지난달 26일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로 열리게 됐다. 한국 측은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수석대표)과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중국 측은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수석대표)과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우리 측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오물 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등 일련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지는 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의 강화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한반도 긴장 조성은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만큼, 중국 측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밖에 우리 측은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 측은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에 그쳤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중국 측과 접견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중국 측은 "러북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중립적 입장을 유지했다.
한중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및 중동정세, 미중 관계 등 지역 및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또한 이번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시작으로 외교안보대화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며 "양측은 한일중 정상회의와 동 계기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의 회담, 우리 외교부 장관 방중 계기 한중 외교장관회담 등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교류·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한중관계를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며 "아울러 양측은 1.5트랙 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최근 고위급 교류 시 합의한 다양한 교류·실질협력 사업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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