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에 명품백 더한 특검법 당론 채택 후 발의
양평고속도로는 국정조사 추진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22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김건희 여사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졌다. 명품백 수수 사건을 연일 집중 공격하면서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까지 당론으로 채택하고 발의했다. 양평고속도록 특혜 의혹에는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며 김 여사를 포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의혹과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2개의 특검법과 양평고속도로 특혜, 유전개발, 방송장악 등에 대한 4개의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황정아 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서 산적한 민생현안에도 불구하고 입법권한을 포기한 채로 행정부 들러리로 전락했다. 부처 업무보고를 거부하고,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요청하는 등 무능력, 무기력,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2특검·4국조' 체제로 맞서겠다고 했다.
채상병의 순직 1주기인 오는 7월 19일 이전까지 진상 규명의 기틀을 잡겠다며 채상병 특검법과 국정조사에 집중해 우선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격도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이다. 13일에는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21대에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김 여사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재발의했다. 기존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서 명품백 수수와 인사청탁 의혹까지 범위를 넓힌 셈이다.
앞서 고검장 출신의 이성윤 의원이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뇌물성 전시회 후원 등 7대 의혹을 종합하는 '김건희 종합 특검법'을 발의했지만 당은 주가조작과 명품백 등 핵심 쟁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만 양평 의혹은 4대 국정조사 사안에 포함해 국조를 거친 후 특검 발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명품백 사건에 종결 결정을 내렸던 것 역시 김 여사를 향한 공세에 기름을 끼얹었다.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종결 결정이 나오자 세종 권익위에 항의방문하고 현행 청탁금지법의 보완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의원은 김 여사와 윤 대통령, 권익위 등 3자를 겨냥한 특검법 추진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여사를 향한 발언 수위도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을 언제 소환하느냐 질문하겠다. 불소추 특권도 없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강한 질의가 예상된다"며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올랐고, 홍보도 잘하셨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수사를 받아야 한다. 중앙지검 포토라인에서 뵙겠다"라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게 나라냐 나라 꼴이 우습다. 디올백 여사, 김건희 여사에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대통령실 경호를 뚫고 들어갈 리 만무하고, 안내받고 들어간 것인데 어떻게 주거침입에 해당된다는 것인지 코미디 대본에나 나올 법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김 여사에게 화력을 집중하는 데는 윤석열 정부를 가장 잘 공격할 수 있는 하나의 카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백이라는 사안 자체가 명료하고, 받는 장면이 영상을 통해 전국민에게 공개된 이상 윤 대통령을 향한 비토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국민들이 보기에 간단하다. 또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전혀 안 보이니까 당에서는 더욱 공격하려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김 여사에 대한 불씨를 꺼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 압승을 통해 김 여사에 대한 심판의 명분도 얻었다고 보고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김 여사는 사실상 권력의 정점에 있다. 국민들이 살아있는 권력에 의구심을 갖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정서적으로 의구심을 가질만한 영상이 공개됐고, 그것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다. 현재 권력이 국정 운영에 독선적인 모습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총선의 메시지였다. 그런데 그 전환을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떄문에 야당 입장에선 당연히 (김 여사에 대한 의혹 해소를) 물어야 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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