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본청 사무실 배정 항의
'임시 의장' 맡은 추미애, 노련한 본회의 진행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당내 '김정숙 특검법' 냉담 반응...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이 김정숙 특검법을 발의했다지.
-맞아. 지난 3일 윤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인도 타지마할 방문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혔어. 그간 여권에서 김정숙 여사 의혹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인사들은 많았지만, 공식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장 '김건희 여사 방탄용' 특검이라는 비판이 나왔지. 김건희 여사에 대한 맞불 성격의 공세에 불과하다는 거지.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특검을 꺼낸다는 자체가 국민의힘 스스로 검찰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라고 하더라.
-윤 의원의 김정숙 특검법 발의를 두고 당 일각에선 당권주자 입지를 넓히려는 차원으로 보는 시선이 있더라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맞수 성격이 강한 만큼, 야권의 아킬레스건인 김정숙 여사를 고리로 대야 투쟁 선봉에 서겠다는 분석도 있어.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자꾸 김건희 여사를 건드리니, 민주당에도 우리가 특검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하더라고. 당권주자들의 견제도 이어지고 있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적으로 항상 수사를 먼저 지켜보고 미진한 게 있다면 특검을 해야 한다"고 했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정숙 특검법을 두고 냉담한 반응이 나온다면서.
-맞아.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특검 카드를 꺼낼 때마다 '정쟁용'이라고 비판해 왔잖아. 지금까지 특검을 반대했던 논리가 있기 때문에 '아전인수' 격이 된 거지. 22대 국회 시작부터 여야 모두 특검법 카드를 꺼내면서 민생과 멀어졌다는 비판도 나와.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여당은 싸우는 야당과 달리 민생을 먼저 챙겨야 하는 이미지를 가져가야 하는데 당권주자로서 윤 의원의 행보는 아쉽다"고 하더라고.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솔직히 유치한 행보"라고 악평하더라.
◆사무실 입주 거부…'로텐더홀 시위' 이어가는 조국혁신당
-조국혁신당이 이번 주 내내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를 로텐더홀에서 열었지?
-응. 혁신당이 국회사무처의 사무실 배정에 항의해 입주를 거부하고 있어서야. 사무처는 국회 본관 2층 219호, 223호, 224호를 혁신당 사무실로 배정했어. 혁신당은 원내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사무실이 분리 배치됐고 공간도 의석수에 비례했을 때 부족한 점을 들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3석 정당인 개혁신당·진보당이 배정받은 공간과 비교해 보면 의석수는 4배인데, 사무공간은 2.5배 정도 차이밖에 안 난다는 거지. 혁신당은 재배정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로텐더홀 회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야.
-사무처에 따르면 공간 배정은 '교섭단체 사무실 및 비교섭단체 사무실 배정면적기준'에 근거한 거야. 본관의 경우 소속 의원 수가 10인 이상 20인 미만인 정당은 99제곱미터(약 30평), 3인 이상 10인 미만인 경우 66제곱미터(20평)로 규정돼 있어. 교섭단체는 의석수와 상관없이 198제곱미터(60평)야. 사무처는 이 규정 자체가 사실상 소수정당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란 입장이야. 그리고 20대 국회에서도 국민의당이 서로 떨어진 방을 사용한 사례가 있었다고 해.
-혁신당이 사무처에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데.
-<더팩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혁신당은 220호인 특별위원회 제5회의장을 다른 곳으로 이동해 2층에 소수정당을 위한 공간을 더 확보하는 안, 비슷한 방식으로 3층에 추가 공간을 확보해 '붙여서 배정해달라'는 안 등을 제시하고 있어. 2, 3층은 정당 회의나 사무공간 등 상시로 쓰이는 공간 우선으로 배치하는 게 더 적합하단 논리지. 220호엔 영상 장비 등이 있어 옮기는 데 돈이 많이 든대. 그렇지만 혁신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지속되면 비교섭단체 정당이 계속 나타나 같은 문제가 발생할 만큼 지금이라도 공간 확보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어.
-혁신당도 사무처도 나름의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합의점을 찾고 있는 거야?
-사실 혁신당이 시위를 이어가는 건 반드시 공간 문제뿐만은 아니야. 혁신당은 국회 내에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비교섭단체는 교섭단체에 비해 정당 국고보조금이 적게 배분되기에 외부에 사무공간을 얻을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들고 있거든. 원내 20석 이상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주장을 공론화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야. 그만큼 거대여야의 '양보'로 해결되긴 쉽지 않은 일이지.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7일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아직 별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선출됐으니 면담을 통해 요구를 전달하고, 원내3당 지위에 맡는 공간 배정에 협조 요청을 드릴 것"이라고 전했어. 공간 문제는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 결단에 달렸다고 하니 빨리 정리가 됐으면 좋겠네.
◆'임시 의장'된 추미애…박성준 90도 폴더 인사
-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이 '반쪽'에 그쳤어. 지난 5일 열렸던 첫 본회의에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에,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 이학영 의원이 각각 선출됐어. 자당 몫 부의장을 뽑지 않은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가 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의사일정이라며 표결을 보이콧했어.
-여야의 원 구성 협상 불발에 첫 본회의부터 삐걱거렸네. 이날 본회의에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의장석에서 의사봉을 잡았다지?
-맞아. 흰색 상·하의를 입은 추 의원은 국회의장을 선출하기 전 본회의를 진행했어. '출석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최다선 의원이 2명 이상인 경우에는 그중 연장자가 의장의 직무를 대행한다'는 국회법에 따른 것이야. 1958년생인 추 의원은 6선 가운데 최연장자야. 추 의원은 오랜 의정활동을 해왔잖아. 그래서인지 차분하게 본회의를 잘 진행하더라고. 정말 노련해 보였어.
-재밌는 장면이 연출됐어. 연단에 오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곧장 자리로 돌아가더라고. 추 의원은 계속 서서 박 의원을 바라봤어. 발언자가 연단에 오르기 전과 내려왔을 때 의장에게 인사하며 예를 갖추거든. 주변에 있는 동료 의원들이 "인사"라고 알려주자 박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추 의원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어. 이를 본 추 의원은 활짝 웃었어.
-추 의원은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우 의장에게 졌어. 당시 대반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 강성 당원들이 탈당하는 등 후폭풍도 거셌고 말이야. 그러자 추 의원은 "세상 살아보니 성질대로 다 안 되더라"라면서 탈당을 만류하기도 했어. 추 의원이 임시로 의장석에 앉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궁금하네. 그의 뇌리에 후반기 국회의장에 대한 생각이 스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 봐(웃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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