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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원 구성' 끝없는 평행선…헌정 사상 첫 野 단독 개원

  • 정치 | 2024-06-05 18:52

민주당, 법사위·운영위·과방위 확보 고수…"총선 민의 받드는 길"
국민의힘 "국민의힘 뽑은 45.1% 조롱하나...민의 왜곡 말라"


제22대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5일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가 열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제22대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5일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가 열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한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5일 여야가 원 구성을 둘러싸고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막판 협상도 합의가 불발되면서 이날 열린 제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헌정사상 첫 야당 단독 개원'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법에 따라 오는 7일 원 구성을 못 박으면서 국민의힘을 배제한 원 구성 가능성은 커졌다. 원 구성과 함께 본격적인 특검 정국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과 이학영 신임 부의장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이 본회의 개회를 강행하는 데 대해 항의하며 불참했다. 추경호 국민의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본회의가 열렸다고 하지만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며 "민주당은 법대로 하자고 외치지만 사실은 다수의 힘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고 항의한 뒤 퇴장했다.

본회의가 끝난 뒤에도 우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추진했으나 추 원내대표는 거절했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허심탄회하게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협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당선 인사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를 향해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며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7일 자정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하라"고 못 박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면담에서 "기한 내 원 구성을 하고 일하는 국회가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 의장을 향해서도 "하루빨리 원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의장께서 나서주기 바란다"며 "6월 7일 원 구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즉시 조치를 취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면담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우 의장께서 첫 일성으로 말씀하신 것처럼 의장 선출일로부터 2일 이내에 상임위 구성안을 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6일이 공휴일이니 7일 자정까지는 양당이 상임위 구성안을 모두 제출해서 밤을 새워서라도 합의에 이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본회의 개회에 반발하며 참석하지 않으면서 전반기 국회의장단은 야당 단독으로 선출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이 마련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불참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국민의힘이 본회의 개회에 반발하며 참석하지 않으면서 전반기 국회의장단은 야당 단독으로 선출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이 마련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불참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힘이 여당 몫 7개 상임위원장 명단을 가져오지 않으면 18개 상임위 모두 가져오는 방안도 언급된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 몫) 상임위원장 11명을 고려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에서 끝까지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지연 전략으로 나온다면 우리가 (여당 몫의) 7개 상임위를 내버려둘 것이냐"며 단독 원 구성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법에서 정한 기한 내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원칙대로 의결하겠다"며 7일까지 원 구성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본회의 단독 표결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합의에)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에 따라 우리가 상임위원장 11명을 어떻게 확정할지, 아니면 18명으로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잠정적으로 마음에 두곤 있지만 마지막까지 조율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개에 집중하겠지만 전문성으로 보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넣고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통화에서 "지난 21대 국회 전반기에도 당시 여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원 구성이 이뤄졌다"며 "지금은 여소야대고 여야 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은 더 작다"고 봤다. 그러면서 "여야 모두 민심을 오판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여야 갈등이 커질 것이고 22대 국회에서도 입법 독주와 거부권 행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내 저출생 대응·민생경제 안정·세제 개편·의료개혁 등 14개 특위를 구성했다.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당 차원에서 정책 현안에 대응하려는 취지다. 추 원내대표는 민생특위 위원장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14~15개 특위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민생 현안을 챙기고 그곳에서 관련 법안을 제안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수당의 입법 독재에 당 차원에서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면서 "여당으로서 민생을 챙기기 위해 특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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