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첫 의총서 '1차 배정안-16곳 간사' 발표
"법사위·운영위 반드시 확보"
우원식 "국회법 따르겠다"…독식 가능성도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22대 국회 원구성을 두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 간사를 내정하고 국민의힘을 본격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신경전은 고조되는 모습이다. 22대 역시 '지각 개원'의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가 "국회법을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민주당의 독식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열린 22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일차적인 상임위 배정안을 공개했다. 상임위원장을 맡게 될 3선 의원 31명은 명단에서 일단 제외됐고, 18곳의 상임위원회 중 16곳에 간사를 배치했다.
정보위를 제외한 15곳의 상임위엔 모두 재선 의원의 이름이 올랐다. 법사위는 판사 출신의 김승원 의원, 정무위는 강준현 의원, 기획재정위는 정태호 의원이 각각 간사를 맡게 됐다.
이외에도 △교육위 문정복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김현 의원 △외교통일위 김영배 의원 △국방위 김병주 의원 △행정안전위 윤건영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임오경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이원택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김원이 의원 △보건복지위 강선우 의원 △환경노동위 김주영 의원 △국토교통위 문진석 의원 △운영위 박성준 의원 등이다. 정보위 간사직은 초선의 박선원 의원이 맡는다.
법사위에는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서영교·정청래·김용민·장경태 의원 등 공격수들이 전면 배치됐다. 초선 의원들은 박균택·이건태·이성윤 의원으로 모두 검찰 간부 출신들이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추미애 의원은 법사위원장에도 거론됐으나 본인이 희망했던대로 국방위에, 이재명 대표는 외통위에 각각 배정됐다.
민주당이 이같이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민의힘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면서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 25일 만나 원구성을 협의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연기되면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관례에 따라 제1당이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제2당은 법사위원장을 맡는다.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도 위원장은 여당 몫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와 운영위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국회법에 따라 22대 국회는 내달 5일 첫 임시회를 열고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한다. 임시회 후 3일 안에 상임위원장을 뽑아야 하므로 내달 7일까지는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양보하기 힘들다. 양보하는 순간에 민주당의 입법 독주는 당연한 것이고, 대통령도 매번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법사위를 내준다면 당 내부도 무기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위의 경우도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현안을 다뤄 민주당도 양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언제까지 거부권을 행사하겠느냐는 입장이기 때문에 법사위 양보도 어렵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국회의장 후보인 우원식 의원이 "국회법에 따르겠다"라고 공언한 이상 21대처럼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도 전망한다. 우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법은 여야가 합의해 법률 형태로 국민께 보고한 국회 운영의 규칙"이라며 "22대 국회는 여야가 합의한 국회법이 정한 대로 국회법에 따라 운영되는 국회가 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협의가 불발될 경우 본회의 투표를 통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
다만 이같은 상황이 펼쳐질 경우 독주 이미지가 짙어져 민주당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동시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민의힘의 고심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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