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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에 수세 몰린 與, 文정부 김정숙 특검으로 역공

  • 정치 | 2024-05-22 00:00

文 회고록 2018년 김정숙 인도 타지마할 방문 논란
與 '셀프요청' 野 '물타기'...김건희 특검 맞불 놓는 국민의힘


지난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 이후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논란이 재점화됐다. 사진은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권양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부터)이 지난해 5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는 모습./이새롬 기자
지난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 이후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논란이 재점화됐다. 사진은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권양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부터)이 지난해 5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는 모습./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범여권의 '김건희 특검법' 압박으로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이 2018년 문재인 정부 재임 시절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으로 역공에 나섰다. 김정숙 여사를 고리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의혹을 둘러싼 야권의 공세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물타기'라며 방어에 나섰지만, 특검 정국에서 국민의힘의 공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특혜성 혈세 관광을 단독외교라고 포장한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김정숙 여사의 인도 외유에 대한 국민 분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 사무총장은 "누가 봐도 황후 특혜"라며 "4억 가까운 혈세를 들였지만, 외교 성과는 독사진 1장뿐인데, 무슨 외교적 성과가 있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두고 외교가 아닌 '외유'로 명칭하고, 지도부 차원의 공격에 나선 것이다.

논란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본인의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회고록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이 인도 모디 총리로부터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초청에 응하지 못하게 되자 인도 측에서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했고, 김 여사가 문 전 대통령을 대신해 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정상 배우자들이 정상을 보조하는 배우자 외교를 많이 하기 때문에 "(배우자의) ‘첫 단독외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외유성 출장이 아닌 인도 정부의 초청에 따른 공식 외교 활동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의 후일담에 따른 진실공방이 계속되면서 여당의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도 측의 공식 초청을 받지 않은 김정숙 여사가 4억 원가량의 세금을 들여 인도를 방문한 과정을 들여다보고 특검을 해야 한다는 게 여당의 주장이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영부인이 인도를 갔다 오는 예산이 단 3일 만에 기재부에 예비비로 신청이 돼서 승인이 났다"며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예산 편성을 지시했을 것이고, 국고손실죄의 주체는 그 회계의 집행을 하는 실무책임자가 당사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김정숙 여사 관련 특검을 해서 항목에 맞지 않은 예산 지출로 영부인이 관광을 다녀오게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4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지난 1월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야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범야권은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남용희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4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지난 1월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야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범야권은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남용희 기자

이와 관련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타지마할을 방문한 것도 인도 측의 요청"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방문이 어려워지자, 외교 당국자들 간의 실무 협상 과정에서 김정숙 여사를 파견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 나서 김정숙 여사를 초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측은 "2018년 7월 당시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정상회의를 했고, 어떤 계기로 얘기가 오고 갔는지 그 내용까지는 다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정확한 진실 규명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김정숙 여사를 고리로 김건희 특검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범야권이 22대 국회 개원 직후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채상병 특검법 등을 다시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데에 여당이 맞불을 놓은 것이란 해석이다. 박지원 당선인은 21일 KBC ‘여의도 초대석’에서 "국민들이 지지하는 채 상병 특검, 김건희 특검을 하지 않으려고 그러한 구실을 붙이는 것"이라며 "구상유취"라고 비판했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응조차 할 필요도 없는 가치 없는 주장"이라며 "김건희 여사를 한 번도 소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이 필요한 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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