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민 불편 초래·실제 계획 정확히 전달 못했다"
尹 "정책 사전 검토·당정 협의 포함한 국민의견 수렴 강화"
[더팩트ㅣ이철영 기자·용산=박숙현 기자] 대통령실이 최근 해외 직구와 관련한 정부의 대책 발표로 발생한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국민들께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먼저 사과드린다. 이번 정부 대책은 해외 직구 급증에 따라 제기된 안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해외 직구 대책은 지난 2월부터 어린이용 학용품, 장신구 등에서 기준치 초과 유해물질 검출, 해외 리콜 제품의 국내 유통 문제에 따라 준비됐다. 총리실이 14개 부처가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소비자의 안전을 지키는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16일 대책을 발표하며 특히 소비자의 문제제기가 많았던 80개 제품군의 어린이 제품, 전기, 생활용품에 대한 해외 직구의 경우 KC인증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정부 대책 발표 후 정치권 등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대통령실이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서게 됐다.
성 실장은 "이와 관련 정부의 정책 대응에 크게 두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첫째 KC인증을 받아야만 해외 직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침이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애쓰시는 국민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정책을 발표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실제 계획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했다"면서 "KC인증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법 개정을 위한 여론 수렴 등 관련 절차가 필요하고 법 개정 전에는 위해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차단한다는 방침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6월부터 80개 품목의 해외 직구가 금지된다고 알려져 혼선을 초래한 점 역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성 실장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정책 발표 이후 여론을 경청하고 먼저 총리실로 하여금 정확한 내용 설명을 추가하게 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관계부처는 해외직구 KC인증 도입 방침은 전면 재검토하고 KC인증과 같은 방법으로 제한하지 않고 소비자의 선택권과 안정성을 보다 균형 있게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마련해 나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의 사전 검토 강화, 당정 협의를 포함한 국민의견 수렴 강화, 브리핑 등 정책 설명 강화, 그리고 정부의 정책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성 실장은 거듭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정부의 정책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정책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는 없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해외 직구 관련 정책은 해외 직구 물품에서 심각한 물질 검출 등 문제 상황이 발생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3월부터 TF를 조정해 정책 검토나 이뤄졌으나 대통령실은 TF에 참여하지 않았고, 대통령에게 보고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정 협의가 잘 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당 건의 경우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당정 협의 이뤄졌어야 했지만 이뤄지지 않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이런 정책 추진에 있어 당정 협의 포함해 여론이 충분히 수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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