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 추미애 vs '5선' 우원식 양자 대결
'첫 여성의장' 탄생 여부 관심 집중
조정식·정성호 사퇴에 '교통정리' 비판도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가 16일 가려진다. '명심'을 안게 된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원내대표 출신으로 당내 신망이 두터운 우원식 의원의 저력도 만만찮은 것으로 보여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고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및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을 실시한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후보를 지명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 절차를 거치게 된다.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 5선의 정성호 의원,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 출사표를 던졌지만 추 당선인과 우 의원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친명계 좌장' 정 의원은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자진 사퇴했고, 사무총장을 지낸 조 의원은 추 당선인과의 단일화 협상을 거쳤다.
대체로 당내에선 이재명 대표의 마음이 추 당선인 쪽에 기울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 의원과 정 의원에게 교통정리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면서 추미애 의장설은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171명 중 친명계가 대부분이어서 명심을 얻은 추 당선인이 첫 여성 국회의장이라는 기록을 무난히 세울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비교적 중립을 지키려 했던 박병석 전 의장이나 김진표 의장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한 권리당원 사이에도 추 당선인을 원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상대하기 위해선 '파이터형' 의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서 추 당선인을 그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대권을 다시 도전하려는 이 대표 입장에서도 국회에서 발을 맞춰 일정 부분 대신 싸워줄 사람이 필요한데 그간 보여온 대여 전투력 등을 비춰보면 추 당선인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추 당선인도 "책임을 묻는 정치를 하겠다"며 '개혁의장'을 내세우고 있다. 1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추 당선인은 "21대 국회에서 제대로 정치 효능감을 보이지 못했고, 결정적 계기에 국회의장이 힘을 빼버리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걸 보고 국회의원과 국민들이 굉장히 답답했고 실망이 컸다"라며 "그런 국회가 아닌 어려움을 돌파해 내며 국민이 바라는 일을 일답게, 정치 효능감을 보여달라는 강력한 주문이 있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자신이 도움 될 것이라고 추 당선인은 밝혔다. 그는 "국회가 할 일을 하면 도움이 된다. 이 대표는 민생에 아주 유능한 분이고 민생처방전을 많이 입법한 분 아닌가. 여당의 눈치를 보고, 합의를 해오라고 하면서 중립이라는 미명아래 회피하거나 무책임한 정치를 보였는데 저는 책임 정치를 하겠다"며 "국회 다수당이 제안하는 법이 효능감 있게 통과돼 국민 피부에 닿는 정책으로 펼쳐질 수 있게 한다면 차기 유력 주자인 이 대표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우원식 의원의 저력도 상당해 쉽게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원내대표로 선출돼 당을 이끌어본 경험도 있고, 비호감도 역시 크지 않은 편이다. 우 의원도 당대표 직속 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을 맡는 등 이 대표와도 비교적 가까운 편이다.
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책임의장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의 민생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당과 소통하고 협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독단과 독선이 아닌 민주당 의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당과 협력해 일하는 개혁과 민생국회를 만드는 책임의장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의장 선거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잡음도 일부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13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 5선, 6선쯤 되는 중진 의원들이 처음부터 나오지 말든가, 중간에 드롭하는 모양을 보면서 저는 사실 자괴감 같은 게 들었다. 보도된 것처럼 박찬대 원내대표나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혹은 본인의 어떤 권유를 받아서 중단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교통정리설'을 겨냥했다. 반면 추 당선인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당심이 곧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며 "강요가 있거나 인위적 교통정리가 있었던 게 아니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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