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이재명, 나에게만 '잘해주길 바란다'고 해"
친명 조정식·정성호 경선 후보 사퇴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를 사흘 앞둔 13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추미애 당선인(경기 하남갑)과 우원식 의원의 양자대결로 좁혀진 모습이다. '친명'을 내세운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사퇴한 가운데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명심(明心)이 추 당선인에게 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 당선인은 13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명심이 작용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섰다기보다는 조 의원을 도왔던 분들과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면서도 "박 원내대표는 3선인데 3선의 원내대표가 6선 의원에게 직접 말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가) 그 가운데 사람들과 역할 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어 "(제가) 이재명 대표와 전부터 여러 차례 만났다. 이 대표가 '이번만큼 국민 관심이 높은 국회의장 선거가 있었나. 순리대로 하자. 과열되다 보니 우려가 많은 것 같다.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면서 "(이 대표가) 저에게만 이렇게 말했고 다른 후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안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12일) 6선 고지에 오른 조 의원은 추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들은 합의문에서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개혁국회' 구성을 위해 국회의장 선출에 있어 경쟁보다 순리에 따라 최다선 중 연장자인 추 당선인을 단일 후보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친명계 좌장' 정 의원도 언론 공지를 통해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국회를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후보를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친명을 내세운 두 사람의 사퇴를 두고 '친명계가 교통정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찐명' 박 원내대표가 경선 후보 등록 이전부터 이들의 불출마를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 대표의 의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월 추 당선인과 만나 차기 국회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당선인에 대한 강성 당원들의 높은 지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1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강경파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회의 소속 한 당선인은 통화에서 "혁신회의 차원에서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추 당선인 지지를 호소하는 인사들이 있다"고 전했다.
후보 중 한 명인 우 의원이 완주 의지를 밝히면서 경선은 추 당선인과 우 의원의 양자대결로 펼쳐진다. 다만 현재로서는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추 당선인이 당선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27~28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무선 ARS 방식)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70.6%가 차기 국회의장으로 추 당선인을 지지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추 당선인은 개혁성과 반(反)윤석열을 내세우고 있다. 추 당선인은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 "검찰개혁은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등의 공개발언을 한 바 있다. 출마 선언에서는 과거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의 갈등을 언급하며 "대통령 윤석열의 실체를 본 국민들께서도 제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회를 이끄는 국회의장이 명심에 좌우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 원내대표도 '찐명' 박 원내대표가 단독 입후보해 사실상 추대된 바 있다. 우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장 경선은) 민주당의 총의를 모으는 훨씬 민주적인 과정이며 강력한 국회의 힘"이라며 "결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나누듯이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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