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연기설, 韓 조기 등판설 솔솔
비공개 행보 계속, 대권 주자로서 與 입지 키울 기회 잡나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연기로 한동훈 조기 등판설에 힘을 받으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 내부에서 거론됐던 전당대회 6월 말~7월 초에서 한 달가량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2대 총선을 이끌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판설이 떠올랐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전당대회 연기에 따른 반발에 더해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견제구를 노골적으로 던지고 있다.
7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당초 거론되던 6월 말~7월 초보다 한 달 이상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개최)에 필요한 시간이 최소 40일 정도인데, 6월 말에 하려면 5월 20일부터는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 원내대표 선출 자체가 늦어지고 있어서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이튿날인 지난달 11일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후 조용히 비공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16일엔 비대위원들과, 지난 3일에는 당 비서실장을 지낸 김형동 의원을 비롯해 당직자 20여명과 만찬 자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직자들과 만찬 자리에서는 3시간 30분가량 저녁 식사를 하면서 "처음 같이 호흡을 했으니 종종 같이 보며 교류하자"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내주에는 5선 중진인 이상민 전 의원 등을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부의장 출신인 김영주 전 의원에게도 한 전 위원장이 먼저 만나자고 연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다시 정치적 기지개를 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는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하고, 당내 의원들과 접촉 면을 늘리는 데에는 당권 도전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오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게 되면 2년 간 선거가 없기 때문에 임기를 꽉 채울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당내 장악력을 높여, 오는 2027년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전당대회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은 서서히 옅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위원장의 지지층이 무섭게 확대되면서, 여당 총선 참패의 원인을 윤 대통령과 친윤계에게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의 팬카페 '위드후니'는 총선 전까지 1만 8000명의 카페 회원수를 보유했지만, 선거 참패 후 4만 명 이상으로 회원수가 늘어났다. 한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이 가시화될 경우 이들이 당내 주류 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22대 총선 참패 이후 당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선거를 이끌었던 수장이 또다시 당권을 잡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재섭 도봉갑 당선인은 지난 7일 SBS 유튜브 채널에서 "한 템포 쉬고 나오는 게 맞다"며 "잠깐 쉬었다가 다시 전당대회에 나오는 건 한 전 위원장 스스로에게도, 당에게도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 조기 등판에 대해 여권 내 대선주자들의 견제구도 이어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이어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당대회가 미뤄진 데에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당대표 행세를 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 하니 참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달 14일 "총선 패배는 당연히 한동훈 지도부 탓이고, 출발부터 잘못됐다"고 날을 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 3일 TV조선 '강펀치' 인터뷰에서 "586 심판론이나 운동권 심판론을 하게 되면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 같지만. 스스로 심판론의 프레임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라며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건 피했어야 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당분간 국민의힘 비대위를 지켜보며 당대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비대위에서 당원 100% 투표로 선출되는 전당대회 룰 변경 방식도 논의될 가능성이 큰 만큼 신중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 전 위원장이 다시 수장으로 오른다 해도 그에게 남은 과제가 만만치 않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의 꿈은 대권 주자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과의 적당한 거리 설정이 필요하다"며 " 한 전 위원장은 당내 이렇다 할 만한 세력이 없어서 한 전 위원장의 독자적 세력을 확장해야 할 과제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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