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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의원들, 차기 전당대회 나서지 말아야"…與 향한 쓴소리

  • 정치 | 2024-04-18 15:57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 개최
전문가들 "중도 확장성 있는 인물 뽑아야"
'당원 100%' 전당대회 룰 개정 지적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용태 당선인, 윤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뉴시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용태 당선인, 윤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뉴시스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영남권의 인사들은 국민의힘의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나왔다. 김기현 전 대표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영남에 기반을 둔 지도부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선거에서 참패했다며 보수세력 재건을 위해선 수도권 인사들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이라는 세미나에 참석해 "이번 전당대회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인물을 뽑아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 (영남권 인사들이) 전당대회 전면에 나서는 건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인천에서 5선에 성공한 윤상현 의원의 주최로 개최됐다.

박 평론가는 이르면 오는 6월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총선 참패를 딛고 당과 보수를 재건할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평론가는 우선 당이 대통령실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재기할 힘이 없다. 대통령실은 국정만 챙기고, 나머지 정치는 국회에서 집권여당이 주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영남권 인사들이 또다시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국민들에게 반성의 태도가 없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박 평론가는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못나서가 아니다. 이들이 다시 (전당대회에) 나오는 순간 도로 영남당으로 돌아갈 것이다. 영남에서도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라며 "제대로 된 보수 세력을 육성하고, 인적 자원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선 열심히 혁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도 "이번 전당대회는 영남권 의원들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번 당 대표도 영남이었고, 원내대표도 영남, 사무총장에 최고위원들도 영남"이라며 "자기들이(영남권 의원들이 수도권 의원들을 선거에서) 다 떨어지게 만들어 놓고선 사람이 없다고 우리가 하겠다고 한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박 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박수영 의원을 언급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부산 남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이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라는 글을 쓰고, 이번 선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대통령도 그렇고 일부 영남 의원들은 전혀 위기를 못 느끼는 것 같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두 번 넘게 100석을 차지했고, 이번에는 탄핵저지선을 겨우 저지해서 (국민의힘이) 108석을 얻었는데 그런 인식 놀랍다"라며 "한국 보수 정당이 3연속 패배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대한민국 생긴 이래 처음이고 집권당 참패도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문 밖에 서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문 밖에 서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박 대표는 당원들 의견을 100%로 반영하는 전당대회 룰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당심이 민심으로, 당심이 윤심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최소한 (당원과 일반 국민을) 50 대 50의 비율로 가야 하는 것이 맞고 70 대 30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윤상현 의원은 "지난해 여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계속 말씀드렸으나 당 지도부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위기가 위기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예견된 참패였다"며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쳤는데 이렇게 한가로울 수가 없다"라고 했다.

윤 의원도 국민의힘이 영남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남 출신 의원과 수도권 의원은 같은 현상 보고 분석하는 데 있어서 현실 인식의 갭이 너무 크다.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구, 공천을 받고도 낙선하는 수도권의 현실 인식 자체를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영남권 중심당이 되고, 공천에 목을 매고 이런 게 계속해 구조화됐다. 이걸 혁파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인도 "지난번 21대 때 너무 져서 이번에도 비슷하게 지니까 익숙한 것처럼 '크게 지지 않았네'라는 마음이 우리 내부에서 드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다. 냉철한 복기가 먼저 돼야 한다"라며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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