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주간政談<상>] "국민이 알아야"…'정책 홍보' 아쉬움 드러낸 尹

  • 정치 | 2024-03-30 00:00

한동훈, 불편한 질문에 '발끈
與 이수정, 대파 논란에 "말실수 사과"
국회 재입성 노리는 與 윤희숙 '울먹'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대파 발언 논란'을 보고받고 발언의 진의는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대파 발언 논란'을 보고받고 발언의 진의는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지난 28일부터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야의 총성 없는 전쟁이 본격화됐다. 선거일 카운트다운을 앞둔 가운데 여야는 총선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지역 곳곳을 다니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몰빵' 챌린지를 이어가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국회 입성을 노리는 여야 후보자에 대한 언론 검증도 날카로워지는 모습이다. 일부 후보들의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서다. 민주당 공영운 경기 화성을 후보는 30억 대 건물 아들 증여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의 선거를 지휘하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재진의 '송곳' 질문에 소속을 언급하며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좌표를 찍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초부터 이어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마쳤다. 모두 24회의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며 많은 정책을 쏟아냈다. 참모들에게 정책 홍보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일하는 정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한편 백두산의 중국 명칭 '창바이산'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면서 중국의 일방적 독점 시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이 잘 알도록 공보를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제공

◆尹, 생중계서 "공보 잘해야" 참모진에 주문한 까닭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 홍보를 잘해야 한다고 참모들에게 꾸준히 당부하고 있다고.

-맞아, 최근에는 공개 석상에서도 직접 주문했어. 지난 27일 생중계로 진행된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비경회의) 마무리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논의한 32개 부담금 폐지·감면과 263건 규제 유예 조치를 언급하면서 "그냥 우리는 한다 해놓고 막연하게 (하면 안 된다.) 일반 국민이 이걸 좀 알아야 할 것 같다. 이런 거를 표로 국민이 잘 알도록 공보를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어.

-특히 윤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주의 시장 시스템을 중시하고 그걸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정부라는 것을 분명히 국민께 알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어. 이를 두고 '대파 발언 논란'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어.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농협 마트를 찾아 할인 판매 중인 대파 가격을 보고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었지. 당시 현장 판매가인 875원은 공교롭게도 대통령 방문일부터 사흘간만 실시하는 반짝 할인가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령 방문 맞춤형 가격'이라는 지적이 일었고, 대통령이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유주의시장경제를 표방하는 현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어. 야당은 국민이 체감하는 대파 가격은 훨씬 비싸다는 점을 부각하며 정부의 물가 관리 실정을 파고들고 있어. 윤 대통령은 최근 '대파 발언 논란'을 보고받고 발언의 진의는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어.

대통령실은 총 23차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 공식 자료상으로 '제2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보이지 않는다. '제22차 회의'는 지난 18일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생경제점검회의 중인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총 23차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 공식 자료상으로 '제2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보이지 않는다. '제22차 회의'는 지난 18일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생경제점검회의 중인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통령실도 최근 이슈 관련해 여론 주도권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어. 지난 26일 대통령실 누리집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에 글을 올리고, 채소류는 기후 영향을 많이 받으며, 문재인 정부 때 채소류 가격이 더 높았다는 취지로 설명했어. 하지만 이 같은 대통령실 '공보'에도 여론은 바뀌지 않는 분위기야. 장을 보는 국민은 당장 눈앞의 채소 가격이 중요하지, 전임 정부 때 가격은 어땠다는 해명은 잘 와닿지 않기 때문이지. 이 외에도 대통령실은 같은 코너에서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피의자 도피?' △'민생토론회는 총선용? 재원 대책 없다?' △'사과 등 농산물 가격 상승, 정부 대책 부족 때문?' 등 이달 들어 네 건의 팩트체크성 글을 올렸어. 22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차원으로 보이지만 분명한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대통령 일정을 알리는 과정에서 섬세한 부분이 아쉽기도 해. 예를 들어 최근 '제23차 비경회의'를 주재했는데 '제22차 비경회의'는 대통령실이 배포한 사전 보도자료, 서면 브리핑 등 공식 자료상으론 없어. 대통령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직전 회의는 지난해 11월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었던 '제21차 비경회의'야. 지난 18일 열었던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제22차 비경회의'로 갈음한 것으로 보여. 다만 그동안은 '제11차 비경회의 겸 경제활성화 추진 전략 및 점검회의,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이런 식으로 회의명을 분명하게 알려줬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아서 헷갈렸어. 형식과 내용이 비슷한 회의인데 굳이 회의명을 엄격하게 따질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도 있듯이 작은 부분부터 잘 챙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불편한 질문을 한 기자의 매체와 실명을 언급하면서 '좌표찍기' 논란이 일었다. /이새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5일 불편한 질문을 한 기자의 매체와 실명을 언급하면서 '좌표찍기' 논란이 일었다. /이새롬 기자

◆한동훈, 기자 질문에 소속 '콕'…좌표 찍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주 '기자 좌표 찍기'로 구설에 올랐담며?

-지난 25일에 있었던 일이야.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하루 전이었지. 이에 대해 A 기자가 질문을 하자 매체와 실명을 콕 집어 언급하며 "○○○의 □□□ 기자님이시죠? 또 그런 류의 질문을 하시는데요"라고 쏘아붙였어. 그러면서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처럼 권력을 장악하겠다고 하고 계신가요? 그렇게 보시나요?"라고 따져 물었지.

-질문이 뭐였는데?

-우선 그날 한 위원장은 총선 전략에 대해 "정말 심판받아야 할 사람은 이재명, 조국"이라며 "국민께서 많이 망각하고 계신다.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어떤 범죄에 연루됐고 어떤 증거들이 나오고 어떤 수사가 되고 있는 사람인지, 조국이라는 사람이 어떤 범죄를 저질러서 어떤 형량을 받고 어떤 상황에 있는지"라고 말했어. 그러자 A 기자가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으로 유죄 확정까지 받았었고, 한 위원장은 이 특검에도 참여했었다. 이번 예방과 관련해 같은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수사할 때와 지금 입장이 바뀐 게 있느냐"고 물었거든.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하루 전인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한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하루 전인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총선에서 범죄자를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제공

-범죄자를 심판해야 한다는 한 위원장이, 범죄로 실형을 살다 사면된 사람을 만난다는 모순을 지적한거네.

-현장에서는 취재진이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했어야만 하는 질문인 것 같아. 그런데 한 위원장이 그렇게 매체와 실명을 기억하고 '또 그런다'고 발끈한 걸 보니 평소 불편한 질문을 많이 받았나 봐. 기자의 실명까지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 위원장은 그동안 불편한 질문이 나오면 꼭 매체 이름을 언급했어. 또 국민의힘은 질문을 받을 때 매체와 기자의 이름을 밝히고 하도록 하거든. 이 또한 한 위원장 취임 후 생긴 방침이기도 해.

-민주당의 '검사 좌표 찍기' 논란이 떠오르는데. 2022년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벌어진 논란이야.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위원장은 2023년 신년사에서 "다중의 위력을 이용한 온라인 마녀사냥, 좌표 찍기를 통한 집단 괴롭힘 등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다양한 방식의 협박 범죄에도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한 바 있어. 그때와 지금 한 위원장의 입장이 바뀐 게 있는지 묻고 싶어.

최근 국민의힘 이수정 경기 수원정 후보가 '대파' 논란에 휩싸였다. 왼쪽은 이 후보가 26일 SNS에 올린 '대파 챌린지' 영상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뉴시스
최근 국민의힘 이수정 경기 수원정 후보가 '대파' 논란에 휩싸였다. 왼쪽은 이 후보가 26일 SNS에 올린 '대파 챌린지' 영상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뉴시스

◆'대파'에 다시 불붙인 이수정…끝내 사과?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 가격 같다"던 윤 대통령의 발언이 얼마 전 화제였잖아. 겨우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다시 논란이 생겼다며?

-맞아. 국민의힘 이수정 경기 수원정 후보 때문이야. 지난 25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한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서 "875원은 한 뿌리 (가격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한 봉다리(봉지)에 세 뿌리냐, 다섯 뿌리냐가 중요하다. 당사자한테 정확하게 물어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어. 한국농수산물유통센터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8일 기준 대파 1kg의 평균 가격은 2850원이야. 윤 대통령의 인식이 실제 물가와 동떨어져있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이 후보가 나서서 두둔한 것으로 보여.

-이 후보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장을 안 보나 보다" "'그것이 알고 싶다' 때 좋아했는데 깬다" 등의 반응을 보였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파 전쟁 시즌2가 시작되는 것 같다. 완전히 '바이든, 날리면' 사건이다. 국민들은 '바이든'이라고 들었는데 '날리면'이라고 우기는 것"이라고 비꼬았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관련 질문을 받자 "세세한 답변은 드리기 싫다"면서도 "계속, 계속 그렇게 하시라. 잘하고 계신다"라고 언급했어.

이 후보는 25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875원' 발언과 관련해서
이 후보는 25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875원' 발언과 관련해서 "한 뿌리 (가격을) 이야기한 것이다. 한 봉다리(봉지)에 세 뿌리냐, 다섯 뿌리냐가 중요하다. 당사자한테 정확하게 물어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TBC '장르만 여의도' 갈무리

-이수정 후보의 반응은 어때?

-처음엔 물러서지 않았어. 지난 26일 오후 자신의 SNS에 '대파 유감'이라는 글을 올렸지. 윤 대통령이 언급한 875원은 반짝 세일 가격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비교적 공식적이지 않은 유튜브 방송에서 관련 보도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채 사회자의 리드에 따라 언급한 것이, '3호선, 수원재정파탄' 은 온데간데없고 대파만 남았다"라며 "제발 좀 본질에 집중해 주길 간곡히 바란다"라고 했어. 대파 발언이 논란으로 번져서 유감을 표명한 거야. 그리고 이날 '육개장에 넣을 대파를 샀습니다!'라는 짧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어.

-이 후보는 20초 분량의 영상에서 이 후보는 양손에 대파를 들고 "오늘 제가 아주 대파 격파합니다. 하나는 우리 아버님 댁 대파, 요쪽 거는 우리 어머님 댁 대파에요. 요쪽에 한 단에는 7개 들었고요. 요쪽에 한 단에는 8뿌리 들었어요. 가격으로 따지면 한 단에 2500원씩 재래시장에서 두 단 사니까 5000원밖에 안 합니다"라고 했어. 이어 "그러면 15뿌리죠. 5000원에 15뿌리. 한뿌리에 얼마일까요. 여러분들 열심히 숙제하시고요. 오늘 저녁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대파 끝!"이라고 말했지.

-대파 발언에 대한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격파까지 했는데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네. 이 후보가 끝내 사과했다며?

-맞아. 29일 오전 이 후보는 SNS에 "민생을 모른다는 저들의 지적이 부당하다는 생각에 잠시 이성을 잃고 실수의 말을 했던 것 사죄드린다"며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양육과 사회생활을 어렵게 이어온 힘든 세월이었다. 근검절약의 세월이었다. 민생을 더 깊게 촘촘하게 챙기겠다. 사회의 여러 분쟁적 상황이 해결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지. 아무래도 이번 총선에서 대파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느낌이야. 대파를 둘러싸고 앞으로 어떤 논란이 또 생길지 궁금해지네.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갑 후보는 지난 2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회의에서 울먹이며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갑 후보는 지난 2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회의에서 울먹이며 "다시 얻은 기회를 천금같이 여기면서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윤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다시 얻은 기회를 천금같이"...울먹인 윤희숙, 왜?

-국민의힘 현장 선거대책회의에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던데?

-맞아. 지난 25일 한양대학교 동문회관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회의가 열렸는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했어. 한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면 뒤이어 참석자들이 각자 준비한 말을 꺼내는 식이었지. 한 위원장 등을 지나 윤희숙 중성동갑 후보 차례가 왔고, 윤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공약 등을 '싸구려 뱀 쇼 사기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어.

-그러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정직한 후보들이 일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말을 이었는데 감정이 올라온 듯 어깨를 살짝 들썩였어. 그러고는 목멘 소리로 "저런 싸구려 뱀 쇼 사기꾼과 구분되는 정직하고 원칙적인 준비가 돼 있는 서울, 수도권의 많은 일꾼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호소했지. 갑작스러운 울먹임에 참석자들의 시선은 모두 윤 후보에게 향했어. 윤 후보는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다시 얻은 기회를 천금같이 여기면서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라고 말을 마쳤지.

윤 후보는 지난 2021년 8월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놨다. 사진은 당시 윤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 후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더팩트 DB
윤 후보는 지난 2021년 8월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놨다. 사진은 당시 윤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 후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더팩트 DB

-회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뀌었을 것 같은데, 주변 반응은 어땠어?

-윤 후보 오른쪽에 앉아있던 이혜훈 중성동을 후보는 깜짝 놀란 듯 토끼 눈을 떴고, 왼쪽에 있던 김선동 서울시당위원장도 적잖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 이를 지켜보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어. 윤 후보 다음으로 마이크를 건네받은 이 후보는 "윤 후보께서 잘 짚어주셨지만 저도 한마디 보태지 않을 수 없다"며 "저희를 향해 '무식한 양반'이라고 일갈하신 그분의 반쪽짜리 경제실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어. 윤 후보에게 위로와 힘을 건네주려는 것처럼 보였지.

-윤 후보의 울먹임에는 나름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말들도 나오더라고. 과거 윤 후보는 21대 국회의원 당시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을 비판하는 내용의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인지도를 높였어. 하지만 이듬해 불거진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의원직을 내려놨지. 그리고 약 3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뒤에야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상황인데, 그만큼 과거의 일들이 떠올라 눈물을 흘린 것 아니냐는 거야. 윤 후보가 마지막에 "정말 다시 얻은 기회를 천금같이 여기면서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라고 말을 맺은 점을 미뤄보면 그럴 개연성이 높아 보여. 윤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받게 될지 한번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 계속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