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년도 안 돼 퇴행한 대한민국, 윤석열 심판해야"
용산 민주당원들 "판세 좋지 않지만 이번엔 용산도 바뀌어야"
[더팩트ㅣ용산=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서울 용산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가졌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당 지도부와 후보자들이 마이크를 사용해 연설하는 탓에 용산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가는 길 도중 출정식 쪽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가던 발걸음을 돌리며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민주당은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을 '정권심판론'으로 규정한 만큼,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을 첫 공식 선거운동 유세 장소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를 포함해 홍익표(서울 서초을), 정청래(서울 마포을), 서영교(서울 중랑갑), 장경태(서울 동대문을) 최고위원, 조정식(경기 시흥을) 사무총장과 서울 용산구에 출마한 강태웅 후보 등이 참석했다. 백승아·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비롯해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 관계자들도 참석해 이른바 '몰빵론(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민주당에 투표해야 한다)'을 강조했다.
행사 20여 분 전부터 용산역 광장에는 민주당 관계자를 비롯한 권리당원 수십 명이 운집해 당 지도부의 도착을 기다렸다. 다만 출정식 여부를 알지 못하는 일반 시민들은 행사 전부터 행사가 시작돼 진행되는 동안에도 출정식에 눈길을 잠시 돌릴 뿐 출근과 이동 등 자신들의 목적지로 발걸음을 빠르게 돌리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용산역 광장에서 용산역으로 연결되는 외부 에스컬레이터를 탄 시민들도 유세 소리를 듣고 궁금하다는 듯 광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으나, 정치 집회임을 확인하자 이내 목적지로 고개를 돌리거나 보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눈길을 되돌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국민이 승리하는 위대한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다"며 민주당이 '제1당(151석)'이 되기 위한 국민들의 투표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2년 간의 국정 운영에 대해 "2년도 안 된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까지 퇴행시킨 장본인은 바로 윤석열 정권이다. 윤석열 정권은 2년 내내 국민을 속였다. 기본적인 국가 운영 시스템도 파괴됐다"라며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을 향한 표심을 호소했다.
강성 팬덤을 지녔고 대선 출마 이후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이 대표의 유명세가 확인되는 순간도 있었다. 일부 2030세대 남성들은 광장을 지나던 도중 연설을 하는 이가 이 대표임을 확인하고는 가던 길을 멈춰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다만 이들 중 '인증샷'을 찍고 나서는 빠르게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20대 남성 민주당원인 A 씨는 서울 종로구 소재 대학의 이름이 쓰인 학교 점퍼를 입고 이 대표의 연설을 끝까지 영상으로 촬영하며 경청했다. 그는 "이 대표가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유명하긴 하다. 근데 과거 논란 등으로 안 좋은 유명세로 소비되는 면도 있어서 호불호가 있는 유명인 정도가 20대 남성들의 인식 같다"라며 "(이번 투표에서) 주변 친구들은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 그리고 관심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 정치에 관심 없는 친구 중 한 80%는 국민의힘이나 개혁신당(이준석)을 찍는 게 아니라 그냥 투표를 포기할 거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출정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연합 관계자들 중 일부는 '몰빵'을 강조하기 위해 빵 모양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는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하는 성향인 '지민비조'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용산에 거주 중이라는 50대 민주당원 부부 B, C 씨는 "뭔가 시끄럽길래 구경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남편인 B 씨는 '지민비조'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C 씨는 "저는 몰빵파"라며 웃어 보였다. B 씨는 "(지민비조든 몰빵이든) 그냥 각자 생각 따라 하면 될 것 같다. 저는 그래도 조국 전 장관이 유능하고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고 본다. 가족 전체가 다 멸문지화 당했는데 동정심으로라도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어주고 싶은 생각이다"라고 했다. 반면 C 씨는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몰빵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주변 반응은 국민의힘을 찍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오래된 슈퍼를 가도, 미용실을 가도 그냥 하던 대로 여당을 뽑겠다는 사람들이 많더라. (판세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용산구의 분위기를 전했다.
용산구에 10년 넘게 거주 중이라는 60대 여성 D 씨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무엇이든 제 멋대로다. 청와대도 멋대로 옮기고, 국정도 자기 멋대로 한다"라며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원래는 다른데(서울 영등포 을) 있다가 용산에 온 사람이다. 이제는 물러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D 씨는 "주변에는 종합부동산세 적게 냈다고 이번에도 국민의힘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돈 많이 벌어서 세금을 내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시민이라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도 종부세 다 낸다"라며 "이 나라가 올바르게 되려면 이번에는 각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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