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VS '정권안정론' 민심 팽팽
송파발전 인물교체 송기호 VS '젊음·인지도' 현역 배현진
[더팩트ㅣ송파=송다영 기자] '5대 5'. 서울 송파구 을 선거구는 국회의원 선거가 처음 시작된 제 13대 총선부터 재보궐 선거(2018년)를 포함한 총 10번의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5번, 보수 진영이 5번의 승리를 거뒀다. 때문에 송파을은 서울 수도권의 대표적 여야 격전지로 총선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지역 중 하나이기도 이다. 송파을 지역은 석촌동, 삼전동, 가락1동, 문정2동, 잠실본동, 잠실2·3·7동을 포함한다.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잠실동 일대와 비교적 진보세가 강한 석촌·삼전동 표가 갈라지며 선거 때마다 송파을 지역은 예측불허라는 분석이 잇따르기도 했다.
제 22대 총선에서 송파을 지역은 현역 의원인 배현진 국민의힘 후보와 송기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배 후보는 MBC 앵커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국회 입성 이후 배 후보는 당 최고위원, 조직부총장, 원내대변인, 원내부대표 등을 지냈고 2022년 대선 당시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역임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7년 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에 선출된 이후, 이재명 당 대표 법률특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운영위원, 대한변호사협회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4·10 총선 공식 선거 운동 시작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7일 <더팩트>는 서울 송파을 지역을 찾아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살피고 송 후보의 유세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안녕하세요. 잘 오셨습니다. 송기호 후보 본인입니다."
오후 12시 40분께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헬리오시티 인근에 위치한 해누리초중이음학교 앞에는 학부모 수업에 참관하기 위해 학생들의 보호자들이 줄을 이어 교실로 향했다. 송 후보는 이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한 후 명함을 건넸다. 송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삼전역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송 후보가 명함을 건네자 학부모들은 대부분은 목례와 함께 명함을 손에 들었지만, 개중에는 손을 내밀며 명함을 받지 않겠다는 이도 있었다. 공개 수업 시작 시간인 오후 1시가 다가올 수록, 학부모들은 걸음을 재촉했다. 눈에 띈 것은 빠른 걸음으로 학교에 들어서면서도 푸른 점퍼의 송 후보를 발견하고는 자신의 손가락을 '1' 표시로 만들어 번쩍 올리며 "전 1번입니다"라고 말하던 학부모였다. 송 후보도 "고맙습니다. 잘 싸우겠습니다"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열심히 하시라"라며 가게에서 나와 송 후보에게 피로해소제를 건네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송 후보는 최근 주민들을 만나면 "경제가 너무 어렵다, 꼭 이겨 달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어느 날엔 유세 차 들렀던 가게에 손님이 너무 없어서 들어가기가 미안할 정도였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정부를 향한 비판이 높아서 민주당을 향한 반응은 좋은 상황이다. 실제로 이 열기를 민주당이 받아서 (현 정권에 분노한 이들을) 투표장으로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총선을 2주 남긴 심경을 전했다.
송 후보를 지지하기로 밝힌 송파구민들은 대부분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의 민생 실정을 꼬집으며 '정권심판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삼전동에서 5년 째 자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40대 A 씨는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에 십분 공감한다며 송 후보에 투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는 코로나 때문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은 경기가 더 안 좋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알 정도일 것"이라며 "자영업자들한테 물어보면 백이면 백 다 경기가 너무 안 좋다고 할 것이다. 정부가 싫어지니까 여당이 더 싫어지는 것도 있다. 정부가 잘 할 땐 응원해 줄 수 있다. 근데 못하면 벌받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석촌동에 거주 중인 50대 B 씨도 "윤 대통령이 여태 잘한 정책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다. (지금은) 정권지원보다는 정권심판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4년 간 지역구를 톡톡히 챙겨온 배 후보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문정2동에 거주 중인 60대 C 씨는 "지역구에 배 후보가 나오는 건 아는데 타 후보는 누가 나오는지 사실 잘 모른다. 배 후보는 젊고 똑똑하고 열정이 많아 보여서 그간 괜찮게 생각해 왔다"라고 말했다.
통상 송파구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만큼, 주민들 중 '국정안정론'을 이유로 꼽으며 배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이들도 있었다. 석촌동에 40년 넘게 거주 중인 70대 D 씨는 "요즘은 뉴스를 잘 안 본다. 속 시끄러운 이야기만 나와서"라며 "어차피 (2022년에) 대통령을 뽑아놓은 김에 좀 잘 하는지 지켜봤으면 좋겠다. (야당에서) 너무 못 한다고 내려오라고만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잠실동에 거주하는 60대 E 씨는 여당 후보(배현진)를 뽑을 것이라며 "북한에 퍼주는 야당을 막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자기 측근들을 배부르게 하지는 않는 사람이다. 오로지 법만 바로 세우는 사람"이라고 이번 총선은 정부를 지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문정2동에 거주 중인 20대 F 씨는 "투표를 하긴 해야 하는데, 아직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 집에서도 부모님은 보수 성향이 너무 강하신 탓에 정치 얘기는 꺼리는 편이다"라며 "그런데 주변에서는 '이재명(민주당) 뽑아야 한다'는 친구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잠실에 거주하는 30대 G 씨도 "투표장에는 나갈 거다. 하지만 누구를 뽑을 지는 끝까지 고민해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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