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해찬-김부겸' 내세운 野에 비해 주목도 쏠려
"원톱 한계 봉착한 듯…상징성 있는 인물 내세워야" 지적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고심이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 정당지지도를 비롯해 각종 지역구 여론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열세를 보여 총선 전략에 한계를 맞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자진 사퇴로 악재를 떨치고 반등을 기대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당 안팎에선 '한동훈 원톱'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지난 주말 동안 유세 일정을 하지 않았다. 경기 북부와 서울 강남권,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돌면서 강행군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조적이다. 대신 한 위원장은 24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공약으로 발표하고, 이어 오후에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을 만났다. 이날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도 한 위원장은 3자녀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대학등록금을 면제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같은 한 위원장의 행보는 중도층 공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대사의 귀국, 황상무 전 수석의 사퇴를 통해 용산발 악재는 털어낸 것으로 보고, 민생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란 해석이다. 다만 이런 전략을 발판으로 정권심판론에서 불거진 당 지지율 하락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위원장 원톱 체제의 선대위를 발표한 지 2주가 지났음에도 돋보이는 선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민생행보에 나선 것도 역시 아쉬움이 나오는 지점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21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4.3%)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2.8%, 국민의힘은 37.1%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3월 2주차 조사에서 민주당은 40.8%, 국민의힘은 37.9%였는데 민주당은 2%P가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0.8%P가 하락했다.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도 국민의힘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국민의힘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는 29.8%를, 민주당의 더불어민주연합은 20.1%였다. 조국혁신당은 27.7%, 새로운미래 4.6%, 개혁신당 4.1%, 녹색정의당 3.1%, 자유통일당 2.8% 순이었다. 국민의미래 29.8%, 더불어민주연합 18%, 조국혁신당 26.8%를 기록했던 직전 조사와 비교해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은 각각 2.1%P, 0.9%P 상승한 반면 국민의미래는 1.3%P 하락한 수치다. 조사는 무선(97%), 유선(3%)으로 무작위 추출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내에선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김부겸 전 국무총리로 '3인 체제' 선대위를 내세운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에게만 주목도가 쏠리고 있다. 수도권 공략을 위해 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을 내세웠지만 이들의 지역구 선거 역시 쉽지 않아 중앙선대위에 화력을 보탤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종합상황부실장을 맡고 있는 홍석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너무 잘하고 있지만, 스피커가 하나로 쏠려 있다는 우려가 그동안 있었다. 민주당 이해찬·김부겸 선대위원장은 현재 후보가 아니라서 더 자유스럽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부족함을 좀 많이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원톱 체제가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닌가 싶다. 여러 명의 스피커가 확산을 해줘야 하는데 (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지금 지역구에 묶여 있어 한 위원장에 대한 하중으로 귀결이 된다"라며 "상징성있는 사람을 전면 배치해서 민생 이슈로 전환 등 어떠한 형태로든 이 부분을 풀어야 된다"라고 설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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