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박용진 공천 승계 끝내 좌절
與 "한민수, 과거 '낙하산 공천' 비판해"…내로남불 지적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두 번의 낙천 끝에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 강북을 지역에 한민수 대변인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대선 캠프 당시 이 대표의 공보를 담당해 대표적 원외 '친명(이재명)계' 인사로 알려진 한 대변인이 공천을 받으며 비명계 현역 박용진 의원의 공천은 또다시 승계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한 대변인이 전형적인 '낙하산 친명 인사'라며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강민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위임받은 당무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권한으로 서울 강북을 후보로 한민수 대변인을 의결 및 인준했다"라며 한 대변인 공천 사실을 밝혔다.
한 대변인은 친명계 원외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로 전직 신문기자 출신이다. 한 대변인은 국민일보에서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내고 문희상 국회의장 시절 국회 대변인, 박병석 국회의장 시절 정무수석과 공보수석 등을 거쳤다. 이후 한 대변인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해 선대위 공보 부단장을 맡아 이 대표의 '입' 역할을 했다. 현재는 당 대변인과 검찰독재탄압대책위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앞서 민주당의 강북을 후보는 두 번 교체됐다. 첫 번째 경선에선 정봉주 전 의원이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후보로 확정돼 이른바 '비명횡사'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이 과거 유튜브에서 이른바 'DMZ 목발 경품' 등의 막말로 논란이 되며 공천이 취소됐다. 이후 민주당은 조수진 변호사와 박 의원의 재경선을 결정했고 조 변호사가 최종 후보가 됐다. 한 대변인은 당시 후보자 공모에 참석했으나 탈락했다.
그러나 조 변호사가 최종 후보가 된 이후엔 그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던 과거 사례가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일례로 조 변호사는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를 변호하며 '병이 제3자나 가족한테서 옮았을 가능성'을 적시했다는 점 등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조 변호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더 이상의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며 자진 사퇴했다.
이 대표는 한 대변인 공천에 관해 '마음의 짐을 덜었다'라는 입장이다. 한 대변인이 출마할 자격이 충분함에도 마땅한 지역구를 찾지 못해 출마를 못 한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말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서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명계인 한 대변인에게 공천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참 한심한 얘기"라며 "친명이면 경선 기회도 여태껏 안 줬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의 낙천에 대해서는 "박 의원은 참 훌륭한 정치인이고 장래가 촉망되는 좋은 정치인이긴 하지만 두 번의 기회를 갖지 않았나"라며 "두 번 기회로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평가했기에 명예도 보수도 없이 고생했던 당직자 한민수 후보로 결정하는 것이 최고위원들의 압도적 다수 의견이었다"라고 말했다.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에서야 지역에 연고가 없는 한 대변인이 전략공천 되자, 그가 과거 썼던 칼럼 내용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한 대변인은 국민일보 논설위원 시절인 2016년 4월 6일 자 칼럼에서 민주당이 서울 송파을에 언론인 출신 최명길 후보를 졸속 공천한 사실을 지적하며 "하루아침에 날아온 최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 골목 번지수나 알고 있을까?"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칼럼에서 언급된 사례는 한 대변인의 전략공천 사례와 유사하다.
한 대변인의 공천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은 곧바로 '비명횡사·친명횡재의 종지부를 찍었다'며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논평에서 한 대변인 공천에 대해 "이재명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며 한 대변인도 과거 '낙하산 공천'에 날 선 비판을 한 적 있지 않았냐며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하루아침에 날아온 한민수 후보, 자신이 했던 말처럼 지역구 골목 번지수도 모르는 후보직은 사퇴하는 게 맞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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