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이상민, 유성을 여론조사 野영입인재에 '열세'
영등포갑엔 김영주 공천도
전문가들 "정치적 이득 될지 고민해야"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러브콜에 국민의힘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그대로 공천됐다.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선거 레이스를 뛰는 이들에게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이들의 정치적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6선에 도전 중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를 거침없이 비판하던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한동훈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 1월 8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9일 이 의원을 유성을에 단수공천했다. 이 의원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전략공천됐다.
5선 중진과 정치 신인의 맞대결이 성사된 유성을은 대전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구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이 의원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8~10일 유성을 거주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3%P)에 따르면 두 후보의 가상대결 결과 황 예비후보는 47%, 이 의원은 28%를 얻었다. 황 예비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19%P 앞선 수치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49%가 황 예비후보를, 34%는 이 의원을 택했다.
여론조사 '꽃'이 4~5일 이틀간 유성을 거주 성인남녀 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3%P)에서도 황 예비후보는 45.4%를, 이 의원은 29.1%로 집계돼 황 예비후보가 우위를 나타냈다. 두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사 결과가 나타난 원인으로 유성을 지역구의 정당 지지성향 등을 꼽았다. 이 의원의 개인 지지세보다 당의 영향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꽃의 조사를 살펴보면 유성을의 정당 지지도에선 민주당이 46.1%, 국민의힘 27.4%, 개혁신당 4.2% 순이었다. 이 의원은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출마한 18대를 제외하곤 17대와 19~21대에선 민주당 계열 정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유성을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지역적 요구도 있는 곳"이라며 "이 의원의 가치는 민주당 소속으로 목소리를 내는 역할이었는데 국민의힘에 가면서 동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유권자들이 정치적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에 이어 4선의 김영주 의원도 영입해 현재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에 그대로 공천했다. 이외에도 3선 시흥시장을 지내고 민주당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김윤식 전 시장을 영입해 시흥을 지역구에 공천했으며 조광한 남양주 전 시장은 남양주병에 공천됐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을 비판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 지역구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를 영입해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이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사천 논란'으로 이재명 대표를 공격할 거리가 필요하니까(영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당의 정체성이 불분명해질 수 있는 인사들을 받는 것은 국민의힘에도 좋지만은 않다"라고 설명했다. 최수영 평론가도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파동을 부각할 효과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민의힘에 정치적 이득으로 돌아올지는 고민해 볼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에 인용된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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