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역구 254곳 중 절반 넘는 133곳 대진표 확정
국민의힘, '친명계' 노란 배치...인천 계양을 '명룡대전'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4·10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선거구획정안이 마무리된 가운데 여야가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대진표가 속속 완성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대패'한 국민의힘은 수도권 등 격전지에 거물급을 투입하는 한편 친명계 현역의원 지역구에 '이재명 저격수'를 배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도 높은 쇄신 속에서도 친명계 현역·원외 인사들의 약진을 보이며 지역구 수성 준비에 나선 모양새다.
3일까지 254개 지역구 중 절반이 넘는 133곳(52.36%)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가장 '핫'한 곳은 인천 계양을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저격수'를 자처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2일 민주당이 이 대표의 공천을 확정하며 '명룡대전'이 성사됐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우세했던 '낙동강벨트'에서는 국민의힘이 '중진 차출' 승부수를 띄웠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마찬가지로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민주당 의원의 경남 양산을 탈환에 나선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호 민주당 의원의 경남 김해을을 공략한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대항마로 차출된 서병수 의원은 선거구 획정에 따라 신설되는 부산 북갑에서 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의 오랜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서는 '운동권 매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운동권 청산'을 내건 국민의힘은 운동권에서 전향한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영입해 전략공천했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국민의힘은 '경제통' 윤희숙 전 의원을, 민주당은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카드를 뽑았다. 당초 민주당에서는 문재인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운동권 핵심'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언급됐으나 전 전 위원장을 최종 전략공천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공천하며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 대결하게 됐다. 여기에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도전장을 내밀며 거대양당 구도를 깰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 동작을에는 4선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구 탈환에 나선다. 민주당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립에 반대하며 전국 서장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문재인정부 시절의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세 번째 대결을 펼친다. 서울 도봉갑에서는 87년생 김재섭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과 89년생 안귀령 민주당 대변인이 맞붙어 눈길을 끈다.
◆ 한동훈 영입인재 vs 친명 구도 형성...'운동권 저격수'도 눈길
'한동훈 영입인재 1호'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친명계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과 부산 진갑에서 승부를 가른다. 서 최고위원은 강성 친명으로 분류되며 직전 부산진구청장을 지낸 바 있다. 부산 진갑은 서병수 의원의 지역구이지만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현역으로 있던 곳이며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서병수 의원을 내세워 탈환한 지역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의 상대는 '이재명 재판'을 담당했던 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판사다. 서울 강북갑으로 민주당 계열과 국민의힘 계열이 번갈아 가며 차지해 왔다.
국민의힘이 '운동권 청산' 기조에 따라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한 배치도 눈에 띈다. 서울 구로갑에서는 호준석 국민의힘 비대위 대변인이 4선의 이인영 민주당 의원의 아성에 도전한다. 이 의원은 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인사로, 문재인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바로 옆인 구로을에서는 최초의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운동권 출신이자 문재인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에게 맞섰다. 두 지역 모두 17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이 내리 당선한 지역이다.
◆ 친명 노린 친윤...격전지 대패 설욕할까
친윤계와 친명계의 대리전 양상도 보인다. '강성 친명'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에서 김경진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과 대결한다. 김 전 혁신위원은 검사 출신이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국민캠프 대외협력특보를 지냈다. 서울 중랑을에서는 '친명계 핵심'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이승환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상대한다.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보수 세가 강한 지역에 '거물급'을 배치했다. 4선 의원이자 윤석열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서울 서대문을 수복에 나섰다. 서대문을은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두 차례 당선된 지역구지만 17~19대 총선에서 정두언 전 의원의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3번 당선된 곳이다. 경기 성남 분당을에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김병욱 민주당 의원 상대로 결정됐다.
경기 수원병은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의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과 대결한다. 수원병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 의원이 당선되기 전까지 보수정당이 차지해 온 곳이다. 국민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심재철 전 국회 부의장은 고향인 경기 안양 동안을 탈환에 나섰다. 21대 총선에서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내줬지만 심 전 부의장이 16대 총선부터 내리 5번 당선된 지역이다.
열세 지역에는 '김한길 최측근'으로 불리는 임재훈 전 의원이 민병덕 민주당 의원의 경기 안양 동안갑에, 경기 파주갑에선 박용호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이 3선의 윤후덕 민주당 의원에 각각 도전한다. 이외에 민주당 세가 강한 충남 천안갑에선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현역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경쟁한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에 도전하는 친명계 인사들도 있다. 윤종군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김학용 의원이 있는 경기 안성에 뛰어들었다. 윤 전 부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송기호 민주당 대표 법률특별보좌역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서울 송파을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4선에 성공한 인천 동·미추홀을에는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충남 보령·서천에는 나소열 전 충남 문화체육부지사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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