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현역 의원 5곳 전략 지역 선정에 당내 반발
'컷오프' 기동민-'경선 이수진 두고 '공정성 논란'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과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8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기동민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지역으로 의결하며 '컷오프'를 예고하는 등 '현역 물갈이'를 본격화해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비명계 설훈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탈당한 민주당 현역 의원은 네 명으로 늘었다. 정작 이재명 대표는 "입당도 탈당도 자유"라며 공천은 '시스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직진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9개 선거구에 대한 8차 공천 심사 결과 브리핑을 열었다. 공관위는 서울 2곳, 경기 2곳, 강원 1곳 등 총 5곳을 단수공천 하기로 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는 노 전 대통령의 자위이자 종로구 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가 최종 후보가 됐고, 비명계인 4선 윤호중 의원은 경기 구리에, 친명계 초선 박상혁 의원은 경기 김포에 단수공천됐다. 이외에 서울송파갑에는 조재희 전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이,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군은 김도균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 단수 공천자로 결정됐다.
이와 함께 공관위는 서울 성북을(기동민)·인천 부평을(홍영표)·경기 오산시(안민석)·충북 청주서원(이장섭)·충북 청주청원(변재일) 등 지역구 5곳을 전략지역으로 의결해 전략공천관리위원회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비례 초선 권인숙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경기 용인갑 지역도 전략 지역으로 지정됐다.
통상 당에서 현역 의원이 있는 곳을 전략지역으로 의결하면 사실상 '컷오프'라고 본다. 이를 의식한 듯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전략지역 6개 지역(지정)은 기동민 의원의 선거구를 제외하고는 본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아무도 컷오프는 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기 의원의 경우, '라임 환매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 중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기 의원과 유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친명계 비례 이수진 의원은 비명계 윤영찬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경기 성남중원구에서 경선 자격을 얻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같은 혐의를 받는 두 사람에 대해 공관위가 모호한 기준으로 불공정한 판단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략 지역 결정 이후 현역들은 계파 관계없이 즉각 반발했다. 친명계인 안 의원과 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안민석)", "20년간 험지였던 청원을 민주당 옥토로 일구며 당에 헌신한 결과가 이런 것이라 생각하니 모욕감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변재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명계 홍 의원도 "부당하다"며 "인천 부평을 지역은 전략 지역구로 지정할 이유가 없다. 도덕성 문제, 사법 리스크, 우리 당의 진정성과 가치를 떨어뜨리는 그 무엇도 제겐 없다"고 이 대표를 직격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홍 의원은 전략공관위의 판단 이후 자신의 입장을 재차 밝히겠다고 덧붙이며 탈당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날 DJ 시절부터 민주당을 지켜온 '동교동계 막내' 설훈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현역의 탈당은 설 의원이 4번째다. 설 의원은 이 대표를 연산군에 비유하며 "무소불위의 이재명 대표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하위 10%를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제가 민주당에서 일구고 싸워온 모든 것들을 다 부정당했다"며 탈당 이유를 밝혔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른바 '민주연대'라는 이름으로 연대체를 꾸려 집단 탈당 등 대응 방안을 생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 탈당자가) 5명에서 10명까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당내 공천 논란과 탈당자 속출에도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서울 모처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직장인 간담회를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 당내 탈당자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별로 그렇게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가는 것처럼 세대교체도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특히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선수 선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역 물갈이'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공천 논란으로 인한 여진이 이어지며 당내에서는 40여 일 채 남지 않는 총선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할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후보들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라며 "이 대표는 총선 승리보다는 당내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200석을 기대하던 민주당이 오히려 200석을 내어줄 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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